시에라리온 향한 ‘사랑의 물결’
가톨릭신문 독자들의 가슴은 뜨거웠다.
그동안 한국에 알려지지 않았던 시에라리온 이상원 신부(레골레토수도회)의 아프리카 선교 이야기가 보도되기 시작한 5월 초. 경기지역의 한 본당에서 이름 없는 신자가 헌금함에 “아프리카의 어려운 이들에게 우물을 파 줄 수 있도록 써 달라”며 1000만원을 넣었다.
이 돈은 본당 사무실을 통해 가톨릭신문사로 전해졌고, 첫 서원 25주년 은경축을 맞아 휴가를 받고 한국에 잠시 입국한 이상원 신부에게 6월 8일 전달됐다(사진).
수원교구 서둔동본당 초등부와 중고등부 청소년들은 이상원 신부를 돕기 위한 개별 통장을 만들어 매달 1000원 이상씩 성금을 모으기로 했으며, 부산교구 7지구 청소년들도 여름 비즈쿨 행사를 통해 성금모금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서울과 대전, 용인, 천안, 안양, 광주, 인천 등지에서도 개별 친교모임을 중심으로 모금이 자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서울 구로에서 공장에 다닌다는 50대 아주머니, 마포의 한 식당에서 일한다는 40대 초반 싱글맘…. 작은 사랑의 힘이 더 컸다.
부산의 한 가족은 돼지 저금통을 뜯어 1만원권 3장, 5000원권 5장, 1000원권 22장, 500원 동전 62개, 100원 동전 290개, 50원 동전 16개를 보내왔고, 인천에서 구두 수선을 하는 백종선(시몬, 인천교구 남정동본당)씨도 적은 돈이나마 매달 정기적으로 성금을 보내겠다고 연락해 왔다.
사랑은 바다도 건넜다. 캐나다의 한 교포 신자는 “아프리카 선교 후원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메일을 보내왔다.
이렇게 모인 성금은 6월 10일 현재 1억여 원.
후원회가 결성되지 않아 소득공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 같은 현상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
그럼에도 가톨릭신문에 전화를 걸어온 많은 독자들은 “이런 일회성 성금은 아무리 많이 모인다고 해도 의미가 없다. 한 번에 큰 돈을 전하는 것 보다 매달 50만원씩 이라도 장기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소액 장기 후원을 약속해 왔다.
이상원 신부가 사목하는 아프리카 현지를 직접 방문하겠다는 신자들도 늘고 있다. 서울과 수원, 대구에서 각 2명이 현지를 방문하고 싶다고 연락해 왔고, 캐나다에서도 가능한 많은 인원이 아프리카 방문을 원한다는 뜻을 전해왔다.
7월 초, 다시 아프리카로 돌아갈 예정인 이상원 신부는 “이 큰 관심과 사랑을 모두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매 순간에 충실한, 꾸준히 앞만 보고 나아가는, 늘 깨어있는 수도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수원교구 서둔동성당이 사무실 앞에서 시에라리온 사진 자료를 상설 바영하는 모습.
▶6월 8일 이상원 신부(오른쪽)가 가톨릭신문사 사장 이창영 신부로부터 독자들이 보내온 성금을 전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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