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섭리, 과학 기초로 해석할 것”
가톨릭신문이 창간 80주년 특별 기획으로 ‘과학의 눈으로 본 신앙’ 지상(紙上) 특강을 마련했습니다. ‘과학과 신앙의 접목’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최근 과학계과 종교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국일현(그레고리오) 박사가 강사로 나섭니다. 과학과 신앙은 함께 손잡고 갈 수 있습니다. 과학도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그 과학의 눈으로 바라본 신앙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한국방사선산업학회 회장, 원자력 연구소 책임연구원, 과학기술부 원자력 안전전문위원….
국일현(그레고리오 60 대전 도룡동본당) 박사는 방사선 및 원자력 분야에서 석학으로 꼽힌다. 그런 그가 ‘과학의 한계’를 고백한다. 신앙이야 말로 우주를 해석하는 가장 훌륭한 도구라는 것. 신앙과 과학의 접목을 주제로 가톨릭 신문에 연재를 시작하는 국 박사를 대전 대덕연구단지에서 만났다.
“가장 철저한 과학자는 가장 철저한 신앙인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국 박사는 “과학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허상에 불과하다”고 했다. “지구가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우리는 이 우주에서 유일하게 (하느님에 의해) 선택된 공간이자 시간 속에서 살아갑니다. 과학은 이 신비를 해명하지 못합니다.”
국 박사는 인간을 ‘우물 안 개구리’로 비유했다. 아무리 과학이 발전한다고 해도 우주 전체에 대한 인식에는 이를 수 없다는 것.
“아무리 큰 망원경이라도 우주 전체를 볼 수 없습니다. 아무리 성능 좋은 현미경이라고 해도 원자 내부는 볼 수 없습니다. 원자와 우주의 아름다움을 보려면 과학의 아닌 신앙의 눈이 있어야 합니다. 내면적 눈, 하느님께 열린 마음이 우주 전체, 원자 내부를 볼 수 있게 합니다.”
국 박사는 이같은 인식을 갖게 된 이유와 관련 “다양한 과학 분야를 전공하다보니 하느님의 섭리가 자연히 눈에 들어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과학자들이 자신의 전공분야 이외에는 무지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국 박사는 금속학과 결정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원자력연구소에 몸을 담으면서 핵물리와 천체 물리학을 익혔고, 방사선과 관련한 연구를 하며 생물학에 접근할 수 있었다.
이 같은 폭넓은 지적 기반이 ‘창조주 하느님에 대한 경외’의 원인이라는 것이 국 박사의 설명이다.
“과학의 실험은 단지 추정치를 우리에게 제시할 뿐입니다. 그러나 신앙은 우주의 모든 것을 명확하게 설명합니다. 평생 동안 과학 분야에 몸담아 오면서 세상을 관통하는 하나의 논리를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느님의 뜻’입니다.”
국 박사는 자신의 신앙 고백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창조주 하느님의 섭리를 평생 익힌 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풀어보겠다는 것이다.
“과학은 신앙을 필요로 합니다. 반대로 과학의 도움을 받은 신앙은 더 풍요로워 집니다. 이 일을 위해 남은 생애를 바치겠습니다. 10년 아니 20년이 걸리더라도 꼭 해낼 것입니다.”
신앙과 과학의 만남. 국내 최고 과학자가 풀어낼 그 만남의 결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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