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외국문화원을 찾아서
박물관 도서관 등 겸비
시기별 공연·전시회도
외국문화 배움터 역할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통과의례와 같이 TV와 신문에서는 너나할 것 없이 세계 각국의 여행문화 소개 등에 힘을 싣는다. 마음이 동한 이들은 냉큼 인터넷사이트를 클릭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몇줄의 글과 몇장의 사진으로는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이국적 향취와 문화가 그리울 때, 바로 주한 외국문화원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것도 좋은 해답이다.
비행기 탈 부담도 없다. 버스 혹은 지하철의 대중교통으로 닿을 수 있는 해외 문화창고가 바로 주한 외국문화원이다.
특히 유럽과 남미 등 가톨릭 신자가 국민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나라들의 문화원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가톨릭 관련 문화예술들을 접할 수 있어 더욱 추천할 만한다.
주한 외국문화원은 해당 국가의 문화와 학술, 인적 교류 등을 통해 타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지향하는 국제적인 공간이다.
대개 도심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어 찾아가기도 쉽다. 각종 문화예술품과 도서, 시청각자료도 다양하게 마련해 시중에서 접하기 어려운 자료를 구하는데도 적격이다. 차와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쉼터 공간도 골고루 갖추고 있어 부담없이 방문할 수 있다.
또 최근 각국 문화원별로 문화행사를 적극 기획하고 있어, 관심있게 지켜보면 무료로 체험하는 전시·공연의 혜택을 즐길 수 있다.
# 이탈리아 문화원
전세계 수많은 그리스도교 순례자들이 빼놓지 않고 방문하는 국가인 이탈리아. 이탈리아 문화원(02-762-0465)에서는 이탈리아 문화와 생활상, 관습과 전통 등을 느낄 수 있는 문화행사를 다채롭게 어어간다. 6월에는 서울 갤러리 PICI에서 일탈리아 현대 판화전을 열고 있다.
이탈리아 외무성 산하 기관으로 더욱 체계적인 운영의 미를 발휘하는 이탈리아문화원은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다. 널찍한 열람석을 갖춘 이곳 도서관에서는 각종 단행본과 정기간행물을 비롯해 CD, 비디오 등 시청각 자료 대여도 가능하다.
# 터키·이스탄불 문화원
아울러 서울 지하철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터키이스탄불문화원(02-3452-8182)에서는 그리스도교인 성지순례의 메카 중 하나인 터키의 문화예술과 음식을 즐길 수 있다.
가장 인기 프로그램은 문화원의 터키식 티파티이다. 터키어를 몰라도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 날짜와 시간이 변동될 수 있어 방문전 확인은 필수.
특히 문화원에서는 학교 및 단체 등이 신청하면 문학과 역사 강좌도 제공한다. 현직 터키레스토랑 요리사가 강사로 나선 요리강좌 개설도 이스탄불 문화원의 특징이다.
또 전시실에서는 각종 전통예술품들을, 도서관에서는 터키의 최근호 잡지와 신문, 각종 장서들을 열람할 수 있다. 매월 마지막 토요일에는 오후 2시부터 유명 영화도 상영한다.
이밖에도 주한멕시코대사관 문화과(02-798-1694)와 독일문화원(02-754-9831), 러시아문화원(02-558-2300) 등도 지속적으로 각종 종교 문화 관련 행사를 마련한다.
# 스페인 문화원
대구시 수성구 인터불고 호텔 3층에 위치한 스페인 문화원(053-602-7311)은 스페인 정부로부터 인준받은 국내 유일의 문화원이다. 스페인 문화 또한 가톨릭신앙이 깊이 스며들어 건축과 문학, 미술 등 각종 장르에서 스페인인들의 종교적 심성이 엿보인다.
이곳 또한 도서관을 비롯해 각종 문화공간이 테마별로 마련돼 있다. 특히 문화원 전시실인 ‘살라 델 쁘라도(Sala del Prado)’에서는 각종 작품을 상설 전시한다. 문화원 내에 대형 강연회장과 공연장을 마련하고 각종 문화행사도 정기적으로 연다. 라틴 페스티벌과 음악회, 테마별 문화특강 등은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게다가 문화원이 개설한 스페인어 강좌는 국내에서 가장 체계적이라는 평가다.
# 중남미 문화원
가족 단위 나들이 장소로는 중남미 문화원을 단연 추천한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중남미문화원(031-962-9291)은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박물관과 미술관, 조각공원 등을 총체적으로 갖춘 테마문화공간이다. 어린이 3000원, 성인 4500원의 입장료가 있기는 하지만, 6000여 평 대지에 자리잡은 각종 문화시설들을 이용하는 비용으로는 비싸지 않은 편.
우선 주제별 전시장으로 꾸며진 박물관에서는 지난해 들여온 제대를 꼭 한번 보고 지나쳐야할 듯 하다. 문화원 이사장이 어렵게 구한 골동품의 하나로 17세기 미사 전례양식을 고스란히 재현해뒀다. 수사 화가들의 성화와 성상들을 비롯해 수시로 유치하는 현대작가들의 예술작품 감상은 기본이다.
자녀들과 함께 방문하면 아름드리 나무 그늘 사이로 이어지는 산책길을 꼭 걸어보길 권한다. 길목마다 십자가와 예수성심상 등 각종 성상과 고풍스러운 벤치들이 걸음을 멈추게 한다. 멕시코 대중음식 따꼬스 등도 간식으로 즐길만 하다.
# 프랑스 문화원
주한 외국문화원 중 가장 높은 인지도를 보이는 곳이 바로 프랑스문화원(02-317-8564)이다.
입구에서부터 현대적인 예술미가 물씬 풍긴다.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18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둥근 원통형 유리터널의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입구가 다른 문화속으로 안내한다. 도서관과 회의실을 비롯해 어린이들을 위한 독서공간도 만들어뒀다. 한켠에 마련된 레스토랑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값에 프랑스 미각여행도 떠날 수 있다.
특히 관심갖고 찾을 만한 공간은 미디어도서관이다. 시청각 자료 뿐 아니라 종교 사회 정치 사상 시사 문화예술 전반 등 각 분야별 서적 2만 여점 이상 가득 차 있다. 교회음악 CD와 각종 사전, 40여 종의 정기간행물도 눈길을 끈다.
# 이스라엘 문화원
우선 추천할만한 문화원으로 6월 12일 재개원한 이슬라엘 문화원(02-525-7301)을 꼽을 수 있다.
이스라엘은 기독교와 유다교, 이슬람교의 발생지로 수많은 종교유적을 품고 있다. 때문에 해마다 성지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가톨릭문화를 이해하는데 있어 중요한 구약의 배경을 이곳 이스라엘 유다문화에서 적극 찾아볼 수도 있다.
서울 지하철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이스라엘 문화원은 재개원하면서 상설문화전시관과 카페 등을 새로 마련했다. 전례용품과 의복 등 유다인의 풍습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품들과 오래된 성경, 성경 관련 전문 도서, 구전되는 율법과 해석을 집대성한 탈무드, 신약시대의 생활모습을 담은 책 등의 자료들이 다양하다. 카페에서는 누룩없는 마짜와 이스라엘 음료를 맛보는 기회도 놓치지 말자.
이스라엘 현지인 등의 강사가 진행하는 히브리어 강좌와 절기세미나 등도 체험할 수 있다. 또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계획하는 이들이라면 이곳 문화원을 꼭 한번 들러볼 만 하다. 이스라엘 문화원에서는 성지순례 안내 자료 등을 제공하는 상담시간도 운영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