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시 외신종합】“성 프란치스코 성인의 도시로부터 저는 참으로 긴급하고 진심어린 호소를 드리고자 합니다. 지구촌을 피로 물들이는 무장 분쟁을 중단하십시오. 무기가 침묵하고 증오가 사랑에, 적대감이 너그러움에, 불화가 일치에 길을 내어주길 빕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6월 17일 평화의 사도인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을 찾아 온 세상의 평화를 기원하고, 서로 불목하고 갈등하는 인류가 참된 화해와 일치의 여정을 찾아나서기를 간절하게 호소했다.
교황의 이번 방문은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회심 800주년을 맞아 마련된 것으로, 특히 최근 국제 사회의 갈등과 분쟁이 잦아지고 있는 가운데 평화의 상징으로 알려진 도시를 방문함으로써 교회의 평화에 대한 염원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교황은 이날 오전 전용 헬기로 아시시에 도착해 프란치스코 성인이 기거했던 곳과 무덤과 기념 성당 등을 방문하고 미사와 강연을 통해 성인이 보여준 세상의 평화와 공존의 정신을 기렸다.
교황은 특히 삼종기도 후 최근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중동지역과 성지의 위태로운 상황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레바논과 이라크의 그리스도인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공존을 이뤄나갈 수 있기를 기원했다.
하루 일정으로 아시시를 방문한 교황은 “우리는 세상 곳곳에서 전쟁의 비극 속에서 흐느끼고 고통 받으며, 심지어 죽어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과 영적으로 함께 한다”며 “특히 프란치스코 성인이 그토록 사랑했던 성지와 이라크, 레바논, 중동 전 지역의 상황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들 지역의 주민들은 너무나 오랫동안 전쟁과 테러, 맹목적인 폭력의 공포를 겪어왔다”며 “무력이 분쟁을 해결할 수 있다는 환상,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고 정의롭게 대하지 않으려는 자세로 고통을 겪어야 했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국제 사회의 지지를 받는 책임있고 성실한 대화”를 요청하고 “오직 이러한 대화만이 그토록 큰 고통을 불식하고 모든 사람과 집단, 민족들에게 새 생명과 인간의 존엄성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마지막으로 하느님께서 “각자 자기 일상 삶에서 작은 노력들을 함으로써 ‘평화의 도구’가 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도록 은총을 내려주기를 빈다”며 “특히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평화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간직하고 이를 위한 적절한 도구를 모색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이 방문한 아시시는 교회 밖에서도 평화의 사도로 널리 알려진 프란치스코 성인이 거주하고 활동했던 곳이다.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세상의 평화를 위한 기도 모임을 1986년과 2002년 전 세계 종교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바 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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