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代) 이은 ‘인술’로 주님사랑 실천
'녹야회’ 결성해 25년간 복지시설 등서 봉사
아들·며느리도 동참…“받은 은총 나눠야죠”
‘사랑의 기술’(인술, 仁術)을 실천하는 ‘한 지붕 세 의사’가 있다. 관악구 봉천 6동 서울대입구 전철역 인근‘평화치과의원’에서 함께 인술을 실천하는 아버지 이종옥(루카.71), 아들 이지호(가브리엘.41), 며느리 김문희(가브리엘라. 35) 세 가족이 그 주인공이다.
“‘이 일’도 이제 대를 이어 가야지요.”
여기서 ‘이 일’이란 소외된 이들을 위한 무료 치과 진료. 봉천동본당 총회장으로 오랫동안 봉사하는 등 봉천동 신앙 터줏대감 이종옥 원장은 25년째 소외된 이웃을 찾아 무료 진료 봉사를 하고 있다. 동료 치과 의사와 기공사, 간호사 등을 모아 들판의 사슴처럼 뛰어 다니며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취지로 녹야회(鹿野會)를 결성한 것이 1982년. 실제로 녹야회 회원들은 전국을 뛰어 다녔다. 매주 정기적으로 포천 음성 나환우마을을 비롯해 꽃동네와 노인 복지시설 등을 다니며 인술을 실천했다.
“하느님 은총으로 남들 보다 아주 조금 더 공부를 잘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의사가 됐습니다. 아들도 훌륭한 의사가 됐고, 며느리도 의사 며느리를 얻었습니다. 이제는 그 은총을 나누어야지요.”
이종옥 원장은 쉬지 않고 무료 진료 활동을 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신앙’을 이야기했다. 병원 이름까지 ‘평화’로 지을 정도로 신앙에 열심인 이 원장은 그래서 “사제나 수도자, 가톨릭 신자 환자를 만나면 왠지 더 정이 간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수년전 아들에게 사랑의 기술을 전수했다. 이제는 아버지는 아예 뒷전으로 밀려나 있고, 아들이 25년 동안 이어온 사랑의 바통을 받아 이어 달리고 있다.
“아버님이 옆에 계시니까 늘 마음이 든든합니다. 아버님이라는 느낌보다는 대 선배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같은 직종에 종사하다 보니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제 이 화목을 세상과 함께 나누어야 지요.” 며느리 김문희씨가 환하게 웃었다.
“위~잉”“치~익” 병원안은 차갑고 날카로운 금속음으로 가득했다. 처음 병원 문을 들어선 환자들의 얼굴은 잔뜩 주눅든 표정이었다. 하지만 ‘사랑할 줄 아는’ 세 치과 의사가 환하게 웃자, 환자들도 따라서 웃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