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라틴어 미사 허용’ 자의교서 서명
“일부 극보수파 포용 의지 표현” 추측도
【제네바, 스위스 외신종합】완전히 라틴어로만 진행되며, 사제가 신자들을 등지고 제대 쪽을 향해 서서 미사를 집전하는 ‘트렌토 미사’가 재도입될 전망이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최근 라틴어 미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교황 자의교서(motu proprio)’에 최근 서명했으며 이 교서는 2~3주 안에 공개될 예정이라고 영국의 더 타임스가 전했다. 교황 자의교서는 교황 자신이 특별히 관심을 지닌 주제에 대해 개인적으로 서명한 문서이다.
1570년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확정돼 1969년까지 진행됐던 ‘트렌토 미사’의 옛 전통을 부활시키는 것과 관련해 베네딕토 16세는 교황으로 취임하기 이전부터 상당한 관심을 기울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베네딕토 16세는 교황으로 선출된 후, 2005년 세계주교시노드 제11차 정기회의의 후속 문헌인 교황 권고 ‘사랑의 성사’ 제62항에서 전례어로 라틴어를 사용하는 것을 다시 한번 제안했다.
교황은 문헌에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전례 쇄신(자국어 미사 거행 등)이 교회 생활에 미친 긍정적 영향을 거듭 인정하면서도 “교회 언어인 라틴어 사용을 적극 권장한다”며 “특히 여러 나라 사람들이 함께 모여 거행하는 미사에서는 독서나 강론, 보편지향 기도 등을 제외한 나머지 통상문들을 라틴어로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교황청의 한 소식통은 이와 관련해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가톨릭 신자들이 원할 경우 라틴어로 미사를 봉헌할 수 있는 권리를 자동적으로 부여하도록 새로운 규정을 제정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영국의 더 타임스는 이번 라틴어 미사의 재도입 추진 배경과 관련,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가톨릭교회 내의 보수주의자들과 공감을 느끼며 그들을 껴안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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