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런 교회 전통의식 갑자기 금지해선 안돼”
【바티칸, 외신종합】교황 베네딕토 16세가 트렌토 공의회 방식의 미사 전례 거행을 폭넓게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교황 자의교서’(motu proprio)를 7월 7일 공개했다. 교황 자의교서는 교황 자신이 특별히 관심을 지닌 주제에 대해 개인적으로 서명한 문서이다.
교황은 이날 공개된 교서에서 “과거 교회의 성(聖)스럽고 아름다웠던 전통의식을 어느 날 갑자기 전면 금지해서는 안된다”며 “어느 사제든지 복자 요한 23세 교황 성하께서 1962년 공표하신 ‘로마 미사전례서’에 따라서 자유로이 미사를 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1570년 트렌토 공의회에서 확정돼 1969년까지 이어졌던 ‘트렌토 미사’가 38년 만에 부활함에 따라, 앞으로 신자들이 원할 경우 사제는 ‘트렌토 미사’를 집전할 수 있게 됐다. 현 교회법에 의하면 라틴어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서는 교황청 또는 해당 지역 추기경으로부터 허가를 받도록 돼있다.
‘트렌토 미사’는 사제와 신자들 모두 그리스도이신 제대 쪽을 향해 미사를 드리는 것이 특징. 교회의 언어인 라틴어로 집전되며, 독서와 복음의 경우에는 라틴어로 봉독 후 자국어로 한 번 더 읽을 수 있다.
또 해설자는 존재하지 않으며, 제대 감실에 대한 인사는 오늘날처럼 상체를 숙이는 것이 아닌 무릎 절을 하게 된다. 성체는 신자가 입을 벌려 받아 모시는 것만 허용되며, 사제는 ‘그리스도의 몸은 당신을 지켜주시어 영원한 생명으로 이끌어 주소서. 아멘’하며 성체로 십자성호를 긋고 신자들의 입에 직접 전하게 된다.
한편 이번 교서가 발표되면서 세계 각국의 일부 성직자와 가톨릭 신자들 사이에서는 라틴어 미사의 재도입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성과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들은 라틴어 미사가 교계를 분열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교황은 주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라틴어 미사 재도입 결정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부정하거나 무조건적인 과거로의 회귀도 아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가톨릭교회의 하나됨이 목표”라고 밝혔다.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이와 관련해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교회적 친교에서 분리된 사제들 및 평신도들과의 화해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며 “교황은 모든 교회 공동체가 평온한 가운데 이 교서를 받아들이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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