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드림필드에서 꿈 펼치는 충주 성심맹아원 '하늘빛축구단'
하늘너머 희망이 있기에 오늘도 필드를 달립니다
충주 성심맹아원 하늘빛축구단의 얼굴은 하늘빛이었다.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거스 히딩크 감독이 자신들을 보러 충주에 온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렌다.
7월 11일. 충주 성심맹아원(원장 김미숙 수녀)에 마련된 ‘히딩크 드림필드’의 준공식 날이다. 드림필드는 전세계 불우 어린이들을 위해 힘쓰고 있는 ‘거스 히딩크 재단’이 만든 시각장애인 전용 축구장이다.
앞이 보이지는 않지만 아이들은 저마다 들떠있다.
“오늘 히딩크 아저씨 오면 사진 찍어줘.”
히딩크 드림필드가 들어서기 전까지 하늘빛축구단 아이들은 ‘고된 연습’을 해야만 했다.
인근 충주 성모학교 운동장을 빌려 연습했던 시간들을 떠올려본다. 흰색 공과 모래를 구별하지 못해 헛발질을 했던 일, 펜스가 없어 공을 차고 나면 ‘차는 시간보다 찾는 시간’이 두 배로 걸렸던 일, 넘어지면 바로 부상으로 이어지는 까닭에 두려워 마음껏 뛸 수 없었던 일들은 추억으로만 남았다.
특히 시각장애인 축구의 특성상, 축구공 속 알갱이들이 굴러가는 소리를 따라 움직이는 아이들이 모래소리와 공 소리를 구별하지 못해 주저앉는 것도 이제는 ‘안녕’이다.
아이들은 강해졌다. 학교 운동장에서 고되게 연습했던 기억을 하나, 둘 꺼낸다. 히딩크 아저씨가 오면 ‘자신들의 실력이 이만큼이노라’고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드림필드를 종횡무진 누빈다. 이제는 골대 보호대가 마련돼 마음껏 뛸 수 있다. 펜스가 있다는 생각에 아이들은 멀리멀리 공을 찬다.
중도 실명해 98년도까지 TV에서 히딩크를 보았다는 하늘빛 축구단 장석훈(예비신자.26)씨는 “보이지 않는다는 막막함이 있지만 시각장애인도 공을 찰 수 있다는 느낌에 뿌듯하다”며 “공을 차면 예전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고 말했다.
하늘빛축구단은 전맹부 7명과 약시부 9명, 총 16명이다. 2년 연속 전국 시각장애인축구대회에 참가했지만 성인들과 경기를 치러야하는 경기방식문제로 인해 승리의 기쁨을 안지는 못했다.
“히딩크다, 히딩크다.”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수많은 취재진에 둘러싸여 정작 히딩크에게 가까이 가지 못했지만 그저 신이 난다. 히딩크는 아이들과 함께 직접 드림필드 내에서 경기를 갖는 등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한국인들의 사랑을 받았으니 그만큼 나는 한국사회에 무엇을 돌려줄 것인가를 생각해왔어요. 그때 ‘소외된 이들에게 작은 무엇이라도 해주어야겠구나’라는 결심을 했죠.”
드림필드를 누비는 하늘빛축구단의 하늘색 꿈이 꼭 이루어지길 바란다.
기사입력일 : 2007-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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