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냉면먹을까 뜨끈한 칼국수 먹을까
때묻지 않은 깨끗한 환경은 그 자체로 먹거리의 맛과 영양을 크게 향상시킨다. 다양한 천연기념물들을 품고 있는 섬, 백령도의 토속음식들도 대부분 ‘건강식’으로 꼽힌다.
백령도 특산물을 열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메밀. 메밀은 녹말작물이지만 단백질 함량이 높고 비타민 B1, B2, 니코틴산, 섬유소, 루틴 등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게다가 백령도 메밀은 섬 안에서 암반수를 먹고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 미네랄과 비타민이 더욱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 직접 재배한 메밀로 손반죽
조금은 멀게 느껴지는 4시간의 뱃길. 혹여 속이 좀 불편했다면 우선 시원한 메밀냉면 한그릇 권한다. 쾌속선이 닿는 용기포항에서 차로 15여 분 거리, 항구에서 직진만 하면 백령면 북포리 신화동 초입에서 ‘신화냉면’(032-836-8887) 식당과 마주친다. 이곳 메밀냉면의 면발은 쫀득함 그 자체다. 일반냉면처럼 질긴 기운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신화냉면 대표인 이충녀(데레사)씨네 가족들이 직접 재배한 메밀을 갈고, 손반죽해 만들어 더 차지다.
현지 주민에게서 전수받은 또 한가지 메밀냉면 맛있게 먹는 방법. 육수 대신 나오는 메밀 끓인물에 계란 노른자를 풀어 까나리액젓 등으로 맛을 낸 국물로 입가심을 하면 속이 훨씬 더 편안해진다. 혈액순환과 숙취해소에도 좋단다.
◆ 굴로 우려낸 깔끔한 국물맛
시원한 국물과 뜨끈한 국물이 동시에 생각난다면 가을2리 소가을동에 위치한 ‘시골칼국수’(032-836-1270)로 발길을 옮긴다. ‘시골칼국수’는 한번 발길을 한 사람들은 꼭 다시 찾는 곳으로 정평이 난 토속음식점이다.
대표음식은 굴로만 국물맛을 낸 메밀칼국수와 메밀묵을 더한 메밀콩국수.
시어머니인 김복순(아녜스.72)씨와 며느리 박형화(체칠리아)씨가 직접 모든 재료를 준비하고 요리를 해내는 완벽 손맛이다. 물론 이 식당의 재료도 가족 등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이다. 특히 여름 한철 제공하는 노르스름한 콩국수는 고소한 맛이 더욱 일품이다. 소면과 함께 직접 쑨 메밀묵도 같이 말아 나온다.
냉면이나 칼국수를 먹을 때 뿐 아니라 백령도에 발을 디뎠다면 짠지떡도 꼭 같이 먹어보자. 묵은 김치와 굴, 홍합 등으로만 속을 만들어 만두같이 빚어낸 짠지떡은 여럿이 나눠먹기 딱 좋다. 반죽가루도 메밀·수수·찹쌀가루 등을 섞어 고소함을 더했다.
한가지 더 잊지말아야할 것. 자연 재배한 신선한 재료를 매일매일 준비해 사용하기 때문에 그날의 재료가 다 떨어지면 식당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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