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으로 죽는 원주민 한순간도 잊은 적 없죠”
“가난의 땅, 그렇지만 하느님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잠비아로 다시 돌아갑니다.”
프란치스코 전교봉사수녀회 강민영(카리타스) 수녀. 지난해 12월 아프리카 선교지에서 극도로 쇠약해진 몸으로 귀국했던 그가 7개월간의 꿈같은 휴식을 접고 7월 18일 잠비아 땀부(Ntambu)로 돌아갔다.
지난 1996년 3월 선교지인 잠비아에 들어간 후 꼭 10년 만에 1년이라는 긴 휴가를 받았던 강수녀가 올 12월까지로 예정돼있던 휴가기간을 단축해 다시 아프리카행에 오른 건 김연애 할머니(위 박스기사)가 후원자로 나서면서 오래전부터 꿈꿔오던 간호학교 건립이 가시화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잠비아에서도 오지인 땀부에 문을 연 루위(원주민 말로 ‘은총’이라는 뜻)병원을 짓기까지 건축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고는 강수녀가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까닭이기도 하다.
강수녀는 휴가 중에도 에이즈와 말라리아는 물론 이름 모를 병으로 죽어가는 원주민들에 대한 생각이 잠시도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강수녀의 마음은 아프리카 현지에 있을 때보다 더 바쁘다. 당장 간호학교 설계도면을 구상하는 일부터 기초공사, 직원숙소 건립 문제 등 산적한 일들이 머릿속을 헤집고 다닌다.
“가깝게는 10㎞, 멀게는 50㎞ 밖에서도 며칠씩 걸어 병원을 찾는 이들이 있습니다. 의료인력이 배출되기 시작하면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구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지난 경험에 비춰 봐도 강수녀를 비롯한 선교사들이 갈 길은 그리 녹록치만은 않다. 모자라는 건축비에 교육을 위한 기자재까지 갖추려면 그야말로 다시 3년 이상은 꼬박 학교 건립에 매달려야 할 판이다. 한국에서 선교지의 수녀들을 후원하고 있는 신자들에게 또 다른 짐을 지우게 됐다며 미안해하는 강수녀. 생명이 솟아나는 기적의 샘을 파러 다시 장도에 오르는 그의 얼굴에서 아프리카의 희망이 읽혔다.
※도움주실 분 011-9797-5793 아프리카 잠비아선교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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