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활동 할 맛 납니다”
평신도에 의한, 평신도를 위한, 평신도의 사목 “활짝”
교구장-사제단-신자 일치가 바탕… 자발성도 한몫
교구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평신도 성경 교육 봉사자 100여 명, 매주일 교구 내 각 본당을 돌며 예비신자 및 견진교리를 실시하는 평신도 교리교사 30여 명, 본당 및 대리구 소공동체 교육 강사 10여 명, 부부교육, 자녀교육, 생명-성교육, 노인교육을 전담하는 전문가 평신도 20여 명….
수원교구에 가면 평신도 사도직이 보인다. 교구 차원에서 평신도 교리교사 단체 및 성경 봉사자 조직(복음화 봉사자회)을 별도로 갖추고, 평신도가 평신도들을 대상으로 본당 순회 교육을 실시하는 곳은 전국 교구 중 수원교구가 유일하다. 평신도에 의한 평신도를 위한 평신도의 사목이 수원교구에서 꽃피고 있는 것이다.
“평신도 신자들로 구성된 선교 세미나팀은 상반기에만 16개 본당에서 외짝교우 선교, 비신자 선교, 선교 특강을 이끌었습니다. 역시 평신도가 주축이된 견진 교리팀도 12개 본당에 나가 교리교육을 지원했고, 최근에는 교리서 제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예비신자 교리팀도 5개 본당에서 교리를 가르치고 있으며 최근 직장인 교리 등 그 외연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수원교구 복음화국 복음화 봉사자회 산하 선교봉사자회의 주대용(스테파노 65) 회장은 “사제와 수도자가 수 천명에 이르는 본당 신자들의 교육 욕구를 모두 해결해 준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교육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교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수원교구 평신도사도직의 활성화는 교구와 평신도간의 전적인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수원교구는‘평신도들이 원하는 것’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후원한다. 수원교구 마라톤동호인연합회, 수원교구 축구동호인연합회, 수원교구 생명환경연합 등 평신도들이 설립을 원하는 단체는 ‘교구장의 특별한 격려’와 함께 즉각 인준됐다. 그래서 지난 수년간 늘어난 평신도 관련 단체가 10여 개에 이를 정도다.
게다가 평신도 단체들이 “저희들이 ~를 해 보겠습니다”라고 올리는 ‘기안’들도 “보류하라”는 명을 받는 일이 거의 없다. 수원교구가 시행착오에 대한 염려보다는 평신도들의 의지와‘선의(善意)’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최 주교는 기회가 있을 때 마다 “교구장과 사제단의 일치, 사제와 사제의 일치, 사제와 신자들의 일치, 신자들간의 일치”를 강조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교구장의 일치에 대한 지속적 염원과 구체적 노력이 수원교구를 ‘평신도들이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교구’로 만들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같은 교구장의 평신도에 대한 전폭적 신뢰는 ‘평신도들의 자발적 교육열기→봉사의욕 고취→격려→신뢰에 걸맞는 높은 수준의 평신도 사도직 실현→신뢰’라는 선순환의 고리로 이어지고 있다.
교구장의 ‘발로 뛰는 사목’도 평신도 사도직 활성화를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최 주교는 매년 두 차례 정기적으로 ‘교구장과 본당 총회장과의 만남’을 통해 일선 본당 사목회장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있다. 또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주최하는 행사라면 아무리 작은 규모라 할지라도 교구장과 보좌주교가 직접 찾아간다. 최 주교는 최근 청년 도보성지 순례에 참가하는 50여명의 청년을 위해 직접 주일에 시간을 내서 미사를 주례했다. 평택에서, 안산, 여주에 이르기까지 교구내 전 지역을 거의 매 주일 빠지지 않고 방문하고 있다. 이용훈 보좌주교도 본당 차원의 행사까지 꼼꼼히 챙기는 등 최 주교의 ‘현장 사목’에 적극 함께하고 있다. 수원교구민이 힘을 내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교구장이 뛰니, 격려받은 평신도들도 함께 뛰고 있다. 7월 2일 분당 마태오 성당에서 성남, 용인 대리구 신자 대상으로 열린 성경 특강에는 1000여 명이 넘는 신자들리 몰려 성황을 이뤘다. 또 수원, 안양, 평택, 안산 대리구 신자들을 대상으로 7월 10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열린 성경 특강에선 총 3000여 명에 이르는 구약, 신약 성경 교육 수료자에게 수료증이 수여됐다. ‘우리가 한번 해보겠다’는 평신도들이 많고 또 ‘배운 평신도’들이 많다보니 평신도 사도직 활성화는 떼논 당상이다.
교구는 이같은 평신도들의 열정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최근 평신도 지도자 양성 및 평신도 교육 프로그램 마련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평신도가 직접 평신도를 가르치고 이끌어가는 가칭 ‘라너 프로그램’(Rahner Project)을 추진하고 있는 문희종 복음화국장 신부는 “평신도의 도움 없이 사제가 모든 것을 다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며 “평신도들의 잠재된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려, 평신도 사도직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평신도의 창의적 활동이 격려받고 지지받는 환경, 수원교구가 만들어가고 있다.
▨교구 평신도 사도직의 뿌리- 수원가톨릭대 하상신학원
“교회 씽크탱크로 통해”
뿌리가 없이는 열매도 없다. 수원교구의 평신도 사도직이 활성화된 배경에는 ‘수원가톨릭대학교 부설 하상신학원’이 있다. 선교사 배출이라는 물리적(산술적) 차원에서도 그렇고, 평신도 교육열기 확산 및 교육 문화 확산이라는 정신적 차원에서도 그렇다.
7월 7~8일 하상신학원 동문회원을 대상으로 천수만 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선교사 연수회. 이날 교구내 각 본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하상신학원 졸업생 100여 명은 선교사의 성소와 선교 영성에 대해 다시 한번 묵상하고 평신도 선교사의 신원을 재확인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이번 연수에서 또 평신도 선교사들에게 요구되는 덕목, 동료 선교사들에게서 발견되는 모습, 평신도 선교사활동과 본당 활동 사이의 바람직한 관계, 유급 평신도 선교사 도입 가능성, 평신도 선교사의 재교육 문제, 평생교육원 건립 후 기대되는 선교사 양성 계획 등과 관련해 다양한 논의를 했다. 참가자들은 또 선교사는 하느님의 사람이면서 동시에 교회의 종임을 자각하고 반성하는 시간도 가졌다.
하상신학원이 1992년 이후 지난해 말 까지 배출한 ‘소금과 빛’은 총 429명. 수도자를 포함할 경우 517명에 이른다. 선교사 특별 코스를 수료한 평신도도 132명이다. 이들은 현재 수원교구내 각 본당과 단체에서 교리교육 및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는 등 교회의 씽크탱크(Think tank)로 인정받고 있다.
그 바탕에는 하상신학원의 끝없는 노력이 있었다. 하상신학원은 출범 초기부터 졸업생들의 자질 함양과 교회 활동 참여 확대를 위해 노력해 왔다.
실제로 출범 15년을 맞으면서 하상신학원 교육은 전문 평신도 봉사자 양성에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교과과장은 성서신학(모세오경, 바오로 서간 등)과 조직신학(그리스도론, 성사론 등), 실천신학(교회법, 영성신학 등)을 비롯해 세계교회사 등 역사신학까지 아우르고 있다. 특히 철학(철학개론 한국철학 등)을 보강, 깊이 있는 신학적 통찰을 돕고 있으며 교회 행정, 리더쉽 교육, 상담 심리 등을 교육, 졸업과 동시에 본당 현장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하상신학원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미래’를 본다. 앞으로 평생교육원 건립 등을 통해 한국교회 최고의 평신도 교육 기관으로 발돋움 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상신학원장 이성효 신부는 “하상신학원 졸업생들은 한국 교회안에서 평신도 선교사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자신들이 하느님의 사람이요 교회의 종으로 인식하면서 보다 적극적인 자기반성과 책임의식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상신학원은 고졸 이상 학력 및 그와 동등한 학력을 소지한 수도자 평신도는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모집인원은 50명.
※문의 031-290-8898
사진설명
▶수원교구 평신도사도직의 활성화는 평신도들의 적극적인 활동 의지와 교구의 전적인 지원이 바탕이 됐다. 사진은 올해 초 미리내에서 열린 수원교구 성체현양대회.
▶7월 7~8일 하상신학원을 대상으로 열린 선교사 연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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