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밴드로 연주하는 미사곡 나쁜가요
저희는 본당 청년밴드를 결성해 청년미사에서 반주를 맡아서 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 부임해 오신 신부님께서 저희 밴드의 음악이 듣기 싫다며 활동을 못 하게 하셨습니다.
물론 미사 반주가 아무런 영성 없이 무분별하게 시끄럽다면 나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년들의 적극적 신앙생활을 유도하고자 그들에게 듣기 좋도록 연주하는 것이 잘못된 건가요?
[A] 밴드활용 큰 문제 없지만 전례음악 본질 잃지말아야
미사 전례 중에 장중한 파이프 오르간 소리와 아름답고 성스러운 성가를 듣거나 부르게 되면 우리의 마음은 더욱 더 하느님께 향하게 되고 기쁨으로 하느님께 찬미와 신앙 고백을 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진정한 교회음악은 전례의식과의 관계가 있건 없건 연주하거나 듣거나 노래함으로써 인간의 마음을 성화시켜 주고, 보다 적극적이고 정성어린 기도와 신앙생활을 하는데 도움을 주지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가톨릭교회는 전례쇄신과 전례토착화를 활성화하여 전통적인 교회음악인 그레고리오 성가와 다성음악, 단성음악 등의 성음악과 함께 각 나라의 고유한 문화와 종교적 심성에 맞는 음악과 악기들을 사용하도록 권장했습니다.(전례헌장119~120항 참조)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인의 심성에 맞는 국악미사와 다양한 한국적 가톨릭 성가를 사용하여 전례 토착화와 전례쇄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신자 대중이 쉽게 부르고 참여할 수 있는 복음성가(생활성가)와 대중적인 밴드악기를 도입하여 젊은이들에게 적극적이고 활발한 미사와 신심모임을 하도록 시도하고 있지요.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전례의 성격과 전례음악의 특성은 무시한 채 인간의 감성만을 자극하는 무분별한 대중 가요와 팝송의 선율과 악기를 사용해 오히려 신자들의 종교적인 감정을 혼란스럽게 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다른 한편 아무리 거룩하고 예술성을 갖춘 순수한 교회음악을 전례 중에 사용한다 해도 음악적 질과 가치만을 중요시하여 성가대 중심의 전례음악으로 이끌어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례헌장 120~121항 참조)
그러므로 전례 중에 교회음악의 선택과 사용은 전례의 성격과 하느님의 말씀이 잘 드러나는 것이어야 하며, 전체 신자들이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회중제창으로 하느님께 흠숭과 찬미를 드리는 거룩한 전례가 되도록 해야겠습니다.
문크리스티나 수녀(포교 성베네딕도수녀회 대구수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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