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장맛 잇는 '착한마을 사람' 최임선 대표
빠름보다는 느림을
편함보다는 불편을
즐기며 살아갑니다
경기도 안산시 대덕면 삼한리 샛죽바위산 기슭 아래에는 ‘착한마을 사람’ 최임선(베로니카.52.서울 목5동본당)씨가 살고 있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무엇이든 베푸는 것을 좋아하는 그의 특기는 장 담그기. 벌써 수년 째 우리나라 전통방식 그대로 장을 담가 왔다.
쿰쿰한 메주 냄새 풍기며
서울 목동에 있는 집에서도 직접 장을 담가 집안 곳곳에 메주를 매달아 놓았다. 이웃들은 메주냄새에 불평을 늘어놓았지만 그의 장을 맛 본 후에는 오히려 팬이 되었다. 딸들도 “엄마 옷에서 쿰쿰한 메주 냄새나”라고 말했어도 엄마가 해주는 된장찌개의 매니아였다.
남편과 두 딸을 둔 평범한 가정주부인 최씨에게는 또 다른 직함이 있다.
‘착한마을 사람들’ 대표. 6년 전 경기도 용인에 땅을 마련, 된장, 청국장, 고추장, 간장 등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남편과 주변의 심한 반대가 있었지만 주님께서 이끌어 주신 길이라고 생각하고 일을 벌였다. 사업을 벌이고 보니 걱정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우선 가장 시급한 일은 장을 판매할 곳을 찾는 것이었다. 하지만 주님의 뜻이었을까? 서울과 수원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이하 우리농)에서 그의 장을 매장에서 판매하고 싶다며 찾아왔다.
“장이 다 익지도 않았는데 우리농 물류국장님이 찾아오셔서 구입하겠다고 하셨어요. 주님께서 개입하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인연이에요.”
우리농과의 특별한 인연
우리농과의 특별한 인연은 착한마을 사람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 줬다.
장 담그는 재료를 우리농 회원 농민들이 계약 재배하는 유기농 콩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또 우리농과의 긴밀한 협조를 위해 3년 전 우리농 마을 고삼리 인근 지역인 삼한리로 이사 왔다. 예전보다 넓어진 곳에서 300여 개의 장독대를 줄지어 늘어놓고 더 많은 장을 담글 수 있었다. 텃밭에는 수수, 깻잎, 가지, 토마토, 상추, 고추, 도라지, 더덕 등 갖가지 채소들을 재배해 이웃들과 나눈다. 그는 자연과 어우러진 생활 속에서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있었다.
“저희 공장이 단순히 장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누구나 편안하게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어요. 주님께 받은 사랑을 갚을 수 있는 방법이 여기 오신 분들에게 베푸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최근 최씨는 새로운 계획으로 바쁜 나날들을 지내고 있다. 착한마을 사람들 공식 카페(http://cafe.daum.net/e1160/)를 만들었고 학교 급식에 필요한 된장을 납품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살아가면서 한번이라도 장을 담글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된장 체험 행사’를 마련할 생각이다. 그의 계획들은 크게 성공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 아니다. 그저 전통적인 맛이 담긴 장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자신이라도 전통을 이어가고 싶은 소박한 희망일 뿐이다.
※문의 011-254-1160
기사입력일 : 2007-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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