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교육은 올바른 인격형성에 큰 영향”
미국 이탈리아 한국서 관계자 2500명 참석
몬테소리 관련 27개 주제 발표, 현장 견학도
세계 유아교육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몬테소리 교육’. 1907년, 창설자인 마리아 몬테소리 여사가 이탈리아 로마에 어린이집을 개원하고, 교육을 시작한 지 올해로 10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는 국제세미나가 이탈리아, 독일, 미국, 러시아에 이어 한국에서도 마련돼 한층 높아진 국내 유아교육의 현주소를 보여줬다.
몬테소리 교육 100주년 기념 국제세미나가 8월 10∼12일 2박3일간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개최됐다.
‘한국 몬테소리 교육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는 미국과 이탈리아 몬테소리 협회 관계자, 한국 몬테소리 교사 등 2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아동교육 관련 교수, 현장에서 몬테소리 교육을 실시하는 교사들의 ‘몬테소리 교실에서 우주-평화교육 활동 제시 방법’, ‘몬테소리 교육 현장에서의 종교교육 사례 발표’ ‘몬테소리 수 교육의 효과적인 적용 방안’ 등 27개 주제 발표와 몬테소리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영유아교육기관 현장을 견학하는 일정으로 진행됐다.
특히 첫날 한국 몬테소리 교육에 공헌한 공로로 권말가리다 수녀(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바오로 몬테소리연구소장)와 최바오로 수녀(한국순교복자수녀회, 복자 몬테소리연구소장)가 감사패를 받았다.
행사 추진위원장인 조성자 교수(대구가톨릭대 아동학과)는 개막식에서 “전 세계 몬테소리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세미나를 개최하게 된 것만으로도 우리나라의 유아교육 수준이 높아졌음을 실감할 수 있다”면서 “한국 몬테소리 교육의 과거와 현재를 재조명하고 앞으로 비전을 모색해 교육 수준이 한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미나 27개 주제 가운데 수도자 발제도 이어졌다. 이서경 수녀(한국순교복자수녀회, 대전유성어린이집원장)와 정갑례 수녀(예수성심시녀회, 대전 성모유치원장)가 ‘몬테소리 교육 현장에서의 종교교육 사례 발표’를, 홍루갈다 수녀(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대구 백합어린이집원장)가 ‘0∼3세 영아들의 발달과업에 따른 몬테소리교육의 실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서경, 정갑례 수녀는 “어린이에게 종교경험은 사랑의 경험이다. 이 사랑이 자연스럽고 행복한 경험이었다면, 삶 안에서 풍부한 긍정적인 경험을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욕구인 사랑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것은 신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어린이의 종교교육은 영적 건강 뿐 아니라 조화롭고 통합된 인격형성을 위한 교육이며, 몬테소리는 어린이 스스로 본래 모습을 알게 하는 능력을 강조했고, 발견에 대한 기도와 활동을 통해 환경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능력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홍루갈다 수녀는 “몬테소리 영아 프로그램의 핵심요소는 교구나 환경보다 인간존재에 대한 이해에 근거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영아들의 생활 그 자체가 교육 내용이므로 영아를 보육하는 교사, 양육자는 아동 안에 내재한 내적 에너지가 발산할 수 있도록 잘 관찰하고, 적합한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수녀는 또 “영아들의 환경은 인지를 발달시키고, 신비스러운 것을 발견시킬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하며, 가정적이면서 의식주를 과학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영아만을 위한 보육, 교육 환경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 몬테소리교육이란?
창설자 마리아 몬테소리(Maria Montessori, 1870∼1952)의 이름을 딴 것. 몬테소리 교육은 아이들의 창조적 잠재력, 학습에 대한 욕구, 한 개인으로서 대우받을 권리에 대한 믿음에 바탕을 두고 있다.
마리아 몬테소리는 1907년 이탈리아 로마의 슬럼가 지역인 산 로렌조에 3∼6세 노동자 자녀를 위한 어린이집(Casa dei Bambini)을 문 열었다. 여기서 몬테소리 교육의 100년 뿌리가 시작된다.
그는 교사들의 권위주의적 교육을 강력히 반대하고, 어린이 권리존중을 주장했다. 또 어린이 신체, 정신 발달을 돕는 자유로운 교육과 어린이 각자의 활동리듬에 알맞은 개성발전교육을 강조했다. 이같은 교육방향이 어린이 스스로 자율성과 자발성을 배우고, 자기개발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가도록 하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이들이 사물에 흥미와 관심을 갖는 것을 발견하고, 갖가지 놀이도구를 고안해 감각 훈련을 시켰다. 이러한 특성에서 현재 ‘몬테소리’라고 하면 교구 중심 교육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하지만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교육’을 강조한 창설자의 이념처럼 몬테소리 교육은 아동기의 보편적 특성을 이해함으로써 어린이가 중심이 되는 교육, 어린이의 의사와 결정을 존중하는 교육에 의의를 둔다.
“창의적 교육환경 조성에 매진”
◎공로상 받은 권말가리다, 최바오로 수녀
이번 몬테소리 교육 100주년 기념 국제세미나에서 전인적인 유아교육 프로그램인 몬테소리의 국내 보급과 정착에 노력한 공로로 두 수도자가 감사패를 받았다.
권말가리다 수녀(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바오로 몬테소리연구소장)와 최바오로 수녀(한국순교복자수녀회, 복자 몬테소리연구소장). 이들은 유아교육 현장에서 수십 년 넘게 몬테소리 교육의 근본정신을 전하고 있다.
권수녀는 몬테소리 교육을 시작한지 올해로 20년을 맞는다. 1987년 대구에 문을 연 ‘바오로 몬테소리연구소’ 책임을 맡아왔으며, 현재 효성유치원 원장으로 어린이 인성교육에 힘쓰고 있다.
최수녀 역시 30년 이상 몬테소리 교육에 몸담아왔으며, 국내의 체계적 교육 정착을 위해 ‘한미 몬테소리협회’를 창설했다. 2003년 서울 청파동에 세워진 ‘복자 몬테소리연구소’에서 영유아 교육 프로그램 연구에 한몫하고 있다.
종교적 성향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교육 이념 자체가 가톨릭적인 몬테소리 교육.
권수녀는 “종교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모든 아이들을 위한 인성교육의 하나로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수녀는 “창설자인 마리아 몬테소리 역시 가톨릭신자였고, 처음 교육할 당시 교구로 ‘묵주’를 이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보편적 교육 특성상 종교에 국한시키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현재 어린이집, 유치원 등 대부분 유아교육 시설에서 실시되는 몬테소리 교육이 본질을 떠나 지나치게 기계화, 교구화되고 있는 문제점도 없지 않다. 두 수도자 역시 이 부분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의 근본 원리는 ‘평화교육’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생각지 않은 채 상업적으로 흐르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특별한 교구 없이 창설자의 철학만으로도 몬테소리는 가능합니다. 창의적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 수도자들이 현장에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몇몇 수도회에서 연구소를 운영하며 교사교육, 프로그램 연구 등에 힘쓰고 있다. 특히 각 교육시설 원장 수녀들과 연계한 이론과 실재가 균형 잡힌 교육은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한다. 이같은 현실에서 두 수도자는 유아교육 현장에서 일하는 수도자에게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권수녀는 “자유롭고, 평화적인 교육 이념을 실천한 마리아 몬테소리 여사의 교육이념을 실천하고 있는 교사, 연구원, 후배 수도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그 근본정신을 널리 알려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최수녀는 “각 나라 현황에 맞게끔 토착화시키는데 관심을 가져야하는 한편, 진정한 교육발전과 정착을 위해 수도자들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설명
몬테소리 교육 100주년 기념 국제세미나가 8월 10~12일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한국 몬테소리 교육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주제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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