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유산 오늘에 되살려야”
절묘한 조화다. 한국교회가 태동하고 성장한 땅, 수원교구 용인대리구에 교회사를 전공한 사제가 수장으로 임명된 것은 어쩌면 필연일지도 모른다.
고(故) 고건선 신부 후임으로 수원교구 용인대리구장에 임명된 김학열 신부는 로마에서 교회사를 전공하고, 신학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한 학자 사제. 그래서인지 인터뷰를 열면서 처음 나온 말도 ‘교회사’였다.
“용인대리구 지역은 한국교회의 역사가 새겨져 있는 신앙의 땅입니다. 한국교회의 요람이자 발상지인 양근, 천진암 성지, 김대건 신부가 성장하고 활동한 은이, 골매마실 성지, 이밖에도 어농, 단내 성지 등 많은 성지가 용인대리구에 있습니다. 이 신앙 유산을 잘 가꾸는 일이 중요합니다.”
신앙 선조들의 삶을 통해 오늘날 신앙인들의 삶을 쇄신시키겠다는 의지다. 문제는 어떻게 하는가 하는 것이다. 김신부는 그 대안으로 ‘솔선의 리더십’을 이야기했다.
“성당 주일미사를 보면 늘 앞자리가 비어있습니다. 뒷자리부터 앉기 때문이죠. 신자들에게 봉사 직책을 맡겨도 잘 맡으려 하지 않습니다. 많은 이들이 ‘잘못된 겸손’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순명하는 마음으로 솔선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이번 대리구장직도 이런 의미에서 받아들였습니다. 내가 먼저 하면 다른 이들도 따라 올 것입니다.”
차근차근, 그러면서도 성실하고 꾸준히 하나 둘 해 나가다 보면 대리구 사제와 신자들의 참여도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겠느냐는 의중이 읽혔다.
용인대리구는 ‘전원(田園) 대리구’로 불릴 정도로 농촌 지역이 많다. 자연히 성지도 많고, 수도회, 복지시설도 많이 들어서 있다. 땅도 넓다. 대리구 경계가 원주, 의정부, 청주교구와 닿아 있다. 수원교구의 최전방인 셈이다. 이는 대리구장이 발품 팔며 찾아가야 할 곳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도 된다.
“대리구의 성패는 모든 신자들의 참여와 관심, 협력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저를 비롯한 사제들이 열심히 하겠습니다. 대리구내 모든 신앙인들이 이러한 사제단의 노력에 함께 해 주셨으면 합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