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과 함께 하는 것….
누구나가 그렇겠지만 이 ‘함께’라는 것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이상한 마법과 같다. 게다가 함께 함은 더 많은 것을 서로 알게 되고 느끼고 나눌 수 있다. 필자에게 있어서 청년들과 함께 하는 것은 청년들을 이해하고, 그들로부터 힘을 얻고 또 그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에너지의 원천이다.
얼마 전 서울 청년성서모임에서 주관하는 마르코 연수가 있었다. 인천 청년성서모임엔 마르코 연수생들이 많지 않아서 자체적으로 연수를 준비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 그래서 서울 마르코 연수에 청년들을 보내야 하는 실정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연수를 받고 말씀을 전하는 사도적 열정에 넘쳐 돌아오게 된다면 미약하게나마 인천 성서모임에서도 마르코 공부를 시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한 청년들이 고맙고 기특하기도 했지만 왠지 그들만 훌쩍 보내기가 좀 미안했다.
사실 사제에게 있어서 3박4일의 기간 동안 연수생의 입장으로 연수에 참여한다는 것은 참으로 귀찮은 일이다. 모든 사제에게 있어서 성경은 이미 신학교에서 몇 년에 걸쳐 ‘성서신학’의 과목으로 이수해온 과정이고, 연수 안에서의 통제된 생활을 한다는 것은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은 인천 청년성서모임 지도신부로서 모든 ‘성서연수’라는 프로그램에 탁월한 경험을 갖기에 부족한 부분도 있고 또 여러 가지 체험을 통해 느껴야 하는 부분도 있기에 이 기회에 사제이지만 연수생으로서 청년들과 ‘함께’ 그들과 공존한다면 그들에게 힘과 용기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3박4일의 길고도 짧은 여정에 참여했다.
더운 날씨 안에서 사제의 신분을 속이고 청년처럼 참여하면서 청년들이 갖고 있었던 아픔과 상처들, 신앙인으로서 살아가는 어려움들, 그리고 그들의 삶 가운데에 늘 함께 계셨던 하느님,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말씀 봉사직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자 하는 그 열정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하느님께 진정으로 자신들을 드러내놓고 예수님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자 하는 나약하면서 부족한 자신들의 모습을 진심 어리게 봉헌하는 모습들을 엿볼 수 있었다. 이러한 참여를 통해서 ‘함께 함’의 큰 능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 ‘함께 함’으로 인해 청년들의 외적인 모습만이 아니라 내적인 모습의 변화를 알 수 있었고 더군다나 청년들 틈 속에 있는 사제인 나 자신조차도 그들로 말미암아 변화되는 모습을 인지할 수 있었다.
그러기에 ‘함께 함’으로 인한 인격적인 만남 없이는 누군가를 알려 해도 그 어느 누구도 알 수 없을 것이다. 이미 예수님도 하느님이신 분이 인간으로 육화되어 인간들과 함께 함으로 인해 우리를 이해하고 상처를 치유하며 자유에로 해방시켜 주셨다. 이는 우리 삶의 가장 좋은 모범적 모습이다. 그렇기에 ‘함께 함’은 모든 인간에게 있어 ‘이웃을 사랑하기 위한 삶의 패턴이 되어야 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유승학 신부 (인천교구 청년국장)
그동안 집필해 주신 유승학 신부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호 부터는 이호 신부(광주대교구 사거리본당 주임)께서 집필해 주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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