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들 ‘기억하여’ 열정적 삶 ‘행하라’
2~6월 8차례 걸쳐 도보 성지순례
교구 내 11개 성지에서 기념행사 열려
교구 쇄신의 기폭제 순교신앙
‘순교신앙을 기억하고 몸으로 체험하며 행하자’
2008년 교구설정 60주년을 앞둔 대전교구민들의 다짐이다.
대전교구와 순교신앙은 사실 떼려야 뗄 수 없다. 한국천주교회의 시작은 순교신앙이었고 그 뿌리는 충청도 내포 지방 곧 지금의 대전교구다.
103위 순교자 중에는 충청도 출신 성인이 가장 많고 124위 시복을 준비하고 있는 주교회의 시복시성특별위원회의 자료에도 충청도 출신 증거자와 순교자가 가장 많다. 한국의 대표적인 성지인 솔뫼, 해미 등 교구 성지들은 매년 한국교회 신자들이 끊임없이 찾아 기도하는 순례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60주년. 한 갑자가 도는 뜻 깊은 시간을 준비하는 대전교구는 순교신앙이야말로 교구만이 가진 신앙의 특성이며 이를 통해 교구민 전체가 쇄신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이는 교구장 유흥식 주교의 사목지표에도 잘 나타난다. 지난 2006년 사목지표에서 유주교는 ‘2008년까지 3년간 사목지표의 주제를 ‘순교 신앙과 선교’로 정한다’며 ‘사제, 수도자, 평신도들이 사목지표의 실천을 통해서 교구설정 60주년을 잘 준비하고 순교자의 믿음으로 선교하는 해가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한 바 있다.
도보성지순례와 기념행사
‘순교신앙과 선교’라는 밑그림을 토대로 대전교구는 이미 지난 해부터 60주년 준비에 돌입했다. 2006년 6월 사제, 수도자, 평신도 34명으로 구성된 ‘60주년 준비위원회’를 발족시킨 교구는 교구설정 60주년 주제를 ‘순교신앙과 선교’로, 실천성구를 ‘기억하여 행하여라’로 결정했으며 올해 초에는 기념로고와 기도문도 확정, 발표했다. 올해 5월 사제연수 때는 ‘대전교구 설정 60주년 준비위원회 경과보고’를 갖고 60주년 기념사업 계획(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교구는 9월 11일 교구설정 60주년 준비체제를 ‘준비위원회’에서 ‘행사위원회’로 바꿔 본격적인 60주년 기념사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교구가 최근 확정한 60주년 기념사업은 준비위원회 산하 기획분과와 복음화분과, 기념사업분과에서 동시에 추진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기획분과 주관으로 교구 내 모든 성지에서 2008년 내내 개최되는 ‘도보성지순례 및 기념행사’다.
교구가 8월 17일 발표한 행사계획안에 따르면, 2월 23일 천안 태조산수련원에서 입장 성거산성지까지 6.1km를 걷는 순례를 시작으로 6월 15일까지 여덟 차례에 걸쳐 교구 내 성지 일원에서 ‘2008년 교구설정 60주년 도보순례’가 마련된다. 도보순례는 믿음의 자리를 걸으며 순교자들의 삶을 몸으로 체득하고자 마련된 것이다.
도보순례와 동시에 교구 내 11개 성지에서는 60주년 기념행사가 잇달아 열린다. 각 성지 별로 기념행사가 마련된 것은 60주년 실천성구인 ‘기억하여’를 토대로 각 성지의 특성과 순교영성을 되새기고자 하는 의도에서다. 피정 형식으로 마련되는 기념행사는 미사와 특강, 순교체험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표 참조>
복음화분과와 기념사업분과 또한 60주년을 기념하고 새로운 쇄신의 계기로 삼고자 다양한 사업을 준비중이다. 복음화분과는 순교신앙 고취와 재복음화를 위해 순교신앙 고취를 위한 도서 보급에 적극 나서고 독후감 공모대회도 연다.
아울러 ‘순교자와 함께 하는 하루’(가칭) 제목의 2008년도 순교영성 달력도 제작한다. 또 전국 평균치에 못미치는 복음화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원인을 분석하고 장기적인 사목계획 수립을 위해 ‘교구 복음화 실태조사’도 준비 중에 있다. 사회복음화에도 관심을 두고 대전 지역에 편중돼 있는 교구 복지시설을 충남 전 지역으로 확대해 지역적 편차를 해소하기 위한 장기 계획도 마련 중에 있다.
기념사업분과는 기획분과의 ‘도보순례’, 각 성지별 ‘기념행사’와 연계해 교구 성지 연구 분야에 초점을 맞춘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에 따라 교구 60년 역사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여러 자료집이 올해 말과 내년에 걸쳐 잇달아 출간될 예정이다.
역대 교구장들의 교서 및 서한을 정리한 자료집이 올 9월 출간되는 것을 시작으로 ‘교구 화보집’과 ‘교구 설정 이전, 이후 역사 자료집’이 2008년 5월 나온다. 대전교구 설정 60주년사는 2008년 10월 출간될 예정이다.
60주년을 도약의 계기로
교구의 60주년 실천성구인 ‘기억하여 행하여라’에는 60주년을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겠다는 교구의 의지가 담겨있다. 60주년 준비작업과 본행사가 진행되는 2008년까지가 ‘기억하여라’를 실천하는 여정이었다면 2008년부터는 ‘행하여라’의 시작이다.
교구는 60주년을 준비하며 열리는 도보성지순례와 성지 기념행사, 순교신앙 함양 행사 등을 통해 교구민 전체가 과거와 현재의 교구 모습을 진단하고 내적으로 성숙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탄탄히 다져진 밑바탕 위에서 ‘행하여라’가 전개되는 2008년부터는 교구민 전체가 순교자의 삶을 본받아 내포 신앙을 다시 한 번 불태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환갑을 맞이하는 대전교구의 잰 발걸음에 관심이 모아진다.
대전교구의 ‘교구설정 60주년 축제 및 감사미사’는 2008년 10월 12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2008년 대전교구 설정 60주년 기념행사>
일시/장소/주제/내용
·4월 12일(토)/여사울성지/평신도사도직의 뿌리/내포의 사도 이존창의 삶 안에서 평신도사도직의 의미를 이 시대에 되살릴 수 있는 영성을 배운다.
·4월 26일(토)/성거산성지/교우촌의 발자취를 따라/교우들이 숨어서 신앙의 명맥을 유지시켰던 성지에서 우리 시대 신앙의 유산을 계승시킬 수 있는 영성을 배운다.
·5월 24일토)/해미성지/무명 순교자의 영성/이름 없이 그리스도를 증거 하신 순교자들의 영성을 본받는다.
·6월 7일(토)/신리성지/교회의 날/다블뤼 주교와 신부님들, 회장단이 함께 모여 살던 교회의 중심지. 그리고 출판 사업이 이뤄졌던 곳에서 기도함으로써 교회 출판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6월 21일(토)/지방리성지/토착화와 문화/제사논쟁으로 한국 최초의 박해가 일어났던 곳. 윤지충·권상연 순교자의 삶을 통해 신학의 토착화와 교회문화 확산이 왜 중요한가를 배운다.
·8월 14(목)~15일(금)/솔뫼성지/사제성화를 향해/한국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출생지에서 사제들의 성화와 사제성소의 중요성을 묵상한다.
·9월 6일(토)/공세리성당/교회 일치의 날/대전교구 최초의 본당에서 교구의 역사를 짚어보고 우리 교구의 일치를 위해 기도한다.
·9월 27일(토)/공주황새바위/성인의 날/교구 성지 중 가장 많은 성인들이 돌아가신 곳으로 이곳에서 성인들의 전구를 청한다.
·11월 9일(일)/다락골성지/가정의 성화/최경환 성인과 이성례 마리아 그리고 최양업 신부의 생애를 통해 우리가 본받아야 할 가정성화란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도록 한다.
·미정/갈매못성지/증거의 삶/1866년 3월 30일 주님수난성금요일에 다블뤼 주교와 동료성인들이 순교한 곳에서 이 시대 증거의 삶, 순교의 삶은 무엇인지 배운다.
·미정홍주성(홍주)사회 정의를 향해정치적인 이유로 많은 순교자들을 배출한 곳에서 사회 정의의 중요성을 배우는 기회로 삼는다.
사진설명
순교신앙과 선교를 교구설정 60주년 주제로 정한 대전교구는 2006년부터 60주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김대건성인 순교 160주년을 기념해 2006년 9월 솔뫼성지에서 열린 교구 순교자 현양대회 모습.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