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일부 성당·개신교단서 운영…가톨릭 “놀랍고도 슬픈 현실”
【로스앤젤레스, 미국 외신종합】 가톨릭을 비롯한 미국 내 교계에서 온라인을 통한 인터넷 고해성사 사이트를 놓고 적지 않은 논란이 일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8월 31일자에 따르면, 1960년대 중반만 해도 미국 가톨릭 신자 중 38%는 월 1회 고해성사를 했던 것으로 집계됐으나 이후 세태의 변화로 웬만한 행위에 대해서는 죄의식을 느끼지 않게 되고, 또한 기계적인 방식의 고해성사를 꺼리게 됨에 따라 이제는 2%만 월 1회 이상 고해성사를 하고 있으며 전체의 40%이상은 아예 고백소를 찾지 않고 있다.
교황청은 모든 가톨릭 신자들이 신부를 직접 찾아가 고해성사를 하는 것을 신자들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으나, 현실은 점점 이와 동떨어져 가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올 봄 워싱턴D.C.에서는 라디오 광고를 통해 고해성사를 보자는 캠페인이 펼쳐졌고, 뉴욕 알바니의 대형 쇼핑가에 고백소가 설치되기도 했다.
특히 한 성당이 운영하는 ‘온라인 속죄(absolution-online.com)’는 늘 세인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사이트에서는 신자들이 죄를 고백하면 그에 대한 보속을 주고 있는데, 미국 내 가톨릭 외 다른 교계에서도 유사한 고해성사 사이트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침례교대표 산하 플로리다주 플라밍고가 교회는 나이와 사는 지역을 입력하고 고백의 글을 남기는 ‘IveScrewedUp.com’을 개설했으며, 현재 이곳 게시판에는 마약, 섹스, 거짓말 등 방문자들이 털어놓는 각종 글들이 올라와 있다.
또 유니버설라이프교회 역시 온라인 사이트 ‘dailyconfessi on.com’을 열어 10계명에 따른 항목별로 면죄신청서를 접수하고 있고, 펜실베니아주 스톤보로 장로교회의 애덤 로저스 목사는 웹사이트 ‘stoneboropres.org’에 익명으로 이메일을 보내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종교 사회학자 스콧 투마 교수는 “가톨릭교회의 7성사 중 하나인 고해성사를 현대의 대형 개신교회들이 마케팅 수단으로 탈바꿈 시키고 있다”며 “이는 교회를 찾지 않는 비신자들을 끌어들이려는 하나의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대다수의 가톨릭 신자들은 온라인으로 고해하는 현실에 대해 놀랍고도 슬픈 현실이라고 반응하고 있으며, 일부 비신자들은 빈정대면서 논란이 한창이다.
한편 미국 가톨릭교회는 논란을 빚는 온라인 고해 사이트 운영 대신, 신자들이 부담 없이 고해성사를 할 수 있도록 각종 방안을 짜내고 있다.
미국 내 상당수의 성당에서는 부활대축일과 성탄대축일을 맞아 여럿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 고해성사’ 미사를 봉헌하기도 하고, 또 8단계 고해성사 지침서를 발간해 신자들의 고해성사를 유도하고 있다.
또 콜로라도주 하일랜즈랜치의 성마크성당 래리 솔런 주임신부는 교황청의 승인을 얻어 나무로 지어진 고백소를 화사한 분위기로 바꿨으며, 매주 토요일 30분간 신자들과 일대일로 얼굴을 맞대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하듯이 고해성사를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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