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우 순교자 삶 무대에!
고뇌 번민 그리스도 체험 극적으로 묘사
최고의 제작진 참여… 29일 부산서 첫 공연
한국 초대교회의 박해 속에서 소리없이 죽어간 무수한 신앙 선조들 가운데 아직 우리에게 낯선 김범우 토마스 순교자의 삶이 무대위에 오른다.
부산교구는 교구설정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경남 밀양군 단장면에서 순교한 김범우 토마스의 일생을 담은 연극 ‘불씨’를 공연한다.
경상도 땅에 처음으로 그리스도교 씨앗을 뿌린 김범우. 그는 조선시대 정조 때 신앙을 지키다 밀양으로 유배 당했고, 유배지에서 못다핀 신앙의 씨앗를 전했다.
50주년을 맞는 부산 교구민들에게 ‘지역 복음화’라는 하느님 사명을 전하고 싶었던 부산교구 5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는 그 매개체로 ‘순교자 현양 연극’을 택했다.
이를 위한 첫 단추가 부산가톨릭연극인회(회장 박철홍) 결성이다. 이번 연극을 위해 2006년 10월 신자들을 대상으로 부산가톨릭연극인회를 구성했고 2차례 배우 모집을 거쳐 50여 명의 단원을 확보, 맹훈련을 실시했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부산 최고의 스텝진들이 대거 참여해 이목이 집중된다. 2002년 아시안 게임 축하공연 ‘허황후’ 연출 및 다수의 연극, 오페라 무대미술을 담당한 이종근(동서대학교 공연 예술학부)교수가 무대 총 감독을, 극단 시나위 상임연출가인 오정국씨가 조연출을, 전국 무용제와 연극제에서 수 많은 음악을 작곡한 박철홍(동아대학교 예술대학)교수가 무대음악을 맡았다.
총 12장으로 구성된 연극은 중인으로 태어나 신분의 벽에 부딪히며 겪는 고뇌와 번민, 그리고 그리스도에 대한 놀라운 체험 등을 극적으로 묘사했다.
땀과 열정으로 공연준비에 매진하고 있는 70여 명의 배우와 제작진들은 이번 무대를 통해 김범우 순교자의 삶과 정신이 널리 전해지길 기대하고 있다.
연극은 부산문화회관에서 총 5회 공연으로 9월 28~29일 오후 4시, 7시 30분에, 30일에는 오후4시, 울산현대미술관에서는 총4회 10월 5~6일 오후 3시, 7시 30분에 각각 열린다.
입장권은 각 본당 사무실에서 구입 가능하다.
※문의 051-462-1870 부산가톨릭센터
사진설명 : 이번 불씨 연극을 위해 지난 10월 결성된 부산가톨릭연극인회 회원들이 막바지 연습을 하고 있다.
[인터뷰] 연극 ‘불씨’ 연출 맡은 조욱종 신부
“내 삶도 신앙 증거할 수 있어”
“이번 연극을 통해 신자들에게 ‘내 삶’도 하느님의 신앙을 증거할 수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이야기해 줄 것입니다.”
부산교구 설정 50주년 기념 연극 ‘불씨’ 연출을 맞은 조욱종 신부(부산 부곡본당 주임)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매일 저녁 연극 지도를 위해 본당 저녁 미사를 모두 새벽 미사로 바꿔 봉헌하고, 임박한 공연의 마무리 연습에 박차를 가하는가 하면 최종 의상, 소품 점검과 무대 섭외까지 그의 손을 필요로하기 때문이다.
조신부가 이번 연극의 연출을 맡게 된 것은 대학시절 제1회 전국대학연극제에서 연출상을 수상한 경력 덕분. 신학교에 들어오면서 자연스레 젊은 시절 연극에 대한 꿈과 재능을 접었지만 이번 연극을 통해 20여 년 만에 제2의 연출가로 활동하게 됐다.
하지만 연극 배우 모집에서부터 일은 심상치 않게 흘렀다.
“교구 주보에 공지를 내고 배우 모집에 나섰는데 모인 사람들은 다 아줌마, 할머니였어요. 또 연극 경험이라고는 본당 행사 때 해본 연극이 전부인 사람들이 모였어요. 막막했죠.”
하지만 순교자 현양 연극을 신자가 아닌 배우로 구성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차 모집을 실시, 모자랐던 남자 배우를 확보하고 젊은이 역은 부산 소년의 집 학생들이, 권일신, 이승훈 같은 신앙 선조역은 부산교구 신부들이 맡았다. 이렇게 구성된 배우진과 스텝들은 찜통더위 속에 매일 고된 훈련을 받았다. 부산에서 최고라고 인정받는 신자 예술인들이 연극 지도에 손발을 걷어 붙인 덕분에 배우들도 자신감을 얻었다.
조신부는 “역사적 배경을 살려야하는 ‘순교자 현양 연극’의 특징 때문에 음악적 효과를 강조했다”면서 “90분 동안 관객은 신앙의 뜨거운 의지를 가지고 난관을 이기신 김범우의 인생, 그 드라마틱한 요소에서 그리스도 삶의 향취를 읽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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