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 다지며 속이 꽉 찬 한해 되길”
“교구설정 50주년에 선 우리의 과제는 그동안 교구 발전을 위해 물심양면 헌신한 모든 분들께 대한 감사의 마음을 신앙 공동체의 삶 속에서 어떻게 실천할지 성찰하는 것입니다.”
부산교구장 직무대행 황철수 주교는 교구 설정 50주년을 맞아 떠들썩한 대중 동원식 행사보다는 조용히 내적 성숙을 다지는 ‘속이 꽉 찬’ 한 해를 보내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회는 꾸준히 성장, 발전해 왔지만 단순 교세 확장은 오히려 교회에 ‘경계의 시선’을 심었습니다. 현재 양극화·가정·청소년·노령화 부분에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현실에 ‘그리스도적 시선’으로 대안적 가치관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과제입니다.”
부산교구는 이를 위해 남들 보기에 번지르한 행사를 없앴다. 체육관이나 경기장에서 열리던 기념미사를 각 본당별로 봉헌했고, 미사 후에는 길거리 청소, 복지시설 방문, 헌혈 등을 실시했다. 50주년 기념 행사도 순교자를 주제로 한 연극 한편과 기념음악회로 최소화했다. 그리고 행사 경비에서 절약한 돈 2억 4000만원을 부산교구 내 5개시에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전달했다. 교회 내 복지 기금이 대부분 교계 사회복지기관에 전달됐던 과거에 비춰볼 때 부산교구가 보여준 이번 실천은 ‘참신한 행보’가 아닐 수 없다.
황주교는 이에 대해 “50주년은 그리스도인으로서 각자의 삶을 돌아보고, 복음적 소명에 충실한 신앙인의 모습을 회복하는 시기”라며 “‘복음적 정신으로 거듭나는 본당’, ‘지속적인 소공동체 사목’, ‘섬기는 사목자상 구현’ 등을 강조한 결과 나온 결실”이라고 말했다.
황주교는 이어 “앞으로 부산교구는 사목자들의 ‘꾸준한 자기계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적 방안을 마련해 나가고 신자들이 이 시대의 세속적 가치관, 물질주의적 풍조 등을 변화시킬 수 있는 복음적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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