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일대기 사실감 있게 담아
【바티칸 외신종합】고양이가 화자로 등장해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일대기를 소개하는 동화책이 10월 8일 이탈리아에서 출간됐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927년 독일에서 태어나 2005년 4월 교황으로 선출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44쪽 분량의 이 동화책의 제목은 ‘요셉과 치코’(Joseph e Chico). 치코는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981년 로마로 옮기기 전까지 고향인 독일의 소도시 펜틀링에서 살 때 이웃집에서 길렀던 고양이를 모델로 삼은 것이다.
실제로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거리에서 주인을 잃은 고양이를 보면 집으로 데리고 와 자신이 직접 길렀을 정도로 고양이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는 후문이다.
오렌지색 털을 지닌 암고양이인 치코는 교황을 “수많은 행복한 순간들을 함께 한, 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멋진 사람”이라고 묘사하고, 첫 페이지에서 “친구들아, 이제부터 내가 여러 시간을 함께 보낸 한 위대한 남자의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며 그의 어린 시절부터 회상해 나간다.
치코의 설명에 따르면 ‘요셉 라칭거’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유년 시절의 교황은 독서와 피아노를 즐기던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다.
또 교황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의 히틀러 유격대에 강제 징집됐다가 미군에 의해 포로로 붙잡히는 과정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치코는 이 대목에서 “교황은 히틀러 유격대원으로 독일의 전투기 제작 공장에서 미군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바리케이드 공사에 동원됐다”면서 “가톨릭 신앙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지에 반하는 활동을 하면서 큰 자책감에 시달렸다”고 설명했다.
동화책은 1939년 교황이 신학교에 들어가 1951년 사제서품을 받기까지 교황의 신학생 생활 모습도 담고 있다. 이 동화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미사에 이어, 2005년 4월 교황으로 선출되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고양이가 화자로 등장하다 보니 딱딱한 문체로 쓰인 평전이나 전기와 달리 친근하고 솔직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동화책은 교황청과의 사전 협의를 거쳐 출간됐으며, 서문은 교황의 현재 비서실장인 게오르그 괸스바인 몬시뇰이 썼다.
괸스바인 몬시뇰은 서문에서 “이 동화책에 묘사된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모두 사실임을 약속한다”며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동화책을 읽는 모든 어린이들을 사랑하고 날마다 하느님께 여러분들을 위해 기도드리고 있다”고 적었다.
한편 책의 저자인 이탈리아 작가 진 페레고는 “2005년 베네딕토 교황이 선출되는 장면을 독일에서 지켜보면서 동화책을 처음 구상했다”면서 “책을 펴낸 에디치오니 메사게로 파도바 출판사와 함께 이 달 중순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 도서전에서 해외 출판사와 외국어 번역 저작권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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