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죽을 순 없어요…”
“하느님. 이렇게 죽으면 안됩니다. 저를 살려 주세요.”
가난은 영적 아픔도 깊게 한다. 세상에서 오직 혼자다. 나이 90을 넘긴 어머니를 모시고 살곤 있지만, 5년 전부터 치매를 앓고 있어 오히려 삶의 무게를 더 무겁게 느껴진다.
오갈 곳 없어 경기도 안양에서 살아가는 김득자(로사리아, 65)씨. “하루도 편했던 기억이 없습니다. 이제 제발 ‘돈’에서 해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평생을 돈에 시달려왔습니다.”
34년 전(당시 31세) 자녀 셋 딸린 남자를 만나 처녀 결혼했다. 사람 좋은 것만 보고 결심한 결혼. 아이는 내 아이 처럼 키우겠다고 결심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남편은 이혼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 결혼 후 전처에게 고소를 당했다. 게다가 남편은 생활력이 없었다.
하지만 모든 고통은 신앙으로 이겨냈다. 혼자 힘으로 남편의 아이 셋을 키워내기 위해 노력했다. 식당 일에서부터 보험 설계사까지 하지 않은 일이 없다. 그럼에도 생활은 나아지지 않았다. 남편의 사업실패로 엄청난 빚까지 떠안게 됐다. 결국에는 살던 집이 남의 손에 넘어갔고,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져야 했다. 잠 잘 곳이 없어 한때 일하던 보험회사 사무실에서 직원들 모르게 3개월 가까이 생활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친정에 1억 넘게 신세를 졌습니다. 이제 친정 쪽에는 얼굴도 들 수 없습니다.”
자녀들이 크면, 어떻게든 문제가 해결될 줄 알았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한 아들은 실패를 했고, 빚은 더 늘어났다. 마지막 선택은 이혼, 7년 전 고심 끝에 남편과 헤어졌다. “이혼을 하면 가족에게 짐을 덜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혼은 저를 더 깊은 수렁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어떻게 키운 아이들인데…. 비록 배 아파 낳은 자식은 아니지만, 어려운 가운데서도 남 못지 않게 키우려 애썼다. 그런데 현재 자녀들은 거의 발걸음을 끊었다. 지난 추석 때도 만나지 못했다. 모든 원인은 ‘돈’이다.
김씨는 지금 막다른 골목에 와 있는 상황. 세금을 제때 못내 전기도 수차례 끊어졌다. 도시가스도 끊어졌다. 음식은 휴대용 부탄가스를 사용해 조리한다. 현재 카드빚 2000여 만원에, 당장 매일 시달리는 빚 독촉만 4000여 만원이다.
마음의 병 때문일까. 최근 심한 관절염과 심장병으로 고통 받고 있다. 하지만 병원에는 갈 엄두도 내지 못한다. 당장 전기와 도시가스가 끊어진 상황에선 내 몸 챙길 여유가 없다. 매일 먹는 약만 10여 종류.
“이대로 죽을 순 없어요. 빚을 모두 갚고 죽어야 해요. 하느님께 조금이라도 더 살게 해 달라고 기도해요. 그래야 세상에 진 빚을 갚을 수 있으니까요.”
※도움주실 분
우리은행 702-04-107118
농협 703-01-360433
예금주 : (주)가톨릭신문사
기사입력일 : 2007-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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