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는 웰빙시대 가장 좋은 예술품”
현대미 더해 탁자 십자가 성물 등 창작
5대째 가업 이으며 ‘전통 신앙’ 계승
투박하고 거친 적갈색의 옹기가 예술품으로 변신했다. 할아버지가 쓰던 요강도 점차 사라져가는 장독과 물독도 옹기장이 박민수(요셉·60·수원 던지실본당)씨의 손에 의해서 예술작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제가 하는 일은 마당에 있던 생필품 옹기를 예술작품으로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지난 10월 5일부터 16일까지 경기도 안성시 갤러리 마노에서 열린 ‘박민수 초대전’에는 옹기 30여 점이 전시됐다. 전통적인 장독, 쌀독을 비롯 현대적인 세련미를 풍기는 연적, 옹기 연화로, 연가 등 작품들의 종류도 다양하다. 시골장터에서나 보던 옹기들이 주인공이 된 이번 전시회에는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와 옹기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작가는 옹기에 현대적인 미를 가미하기 위해 노력했다. 물독으로 쓰던 옹기를 멋스러운 탁자로, 옹기 연가(煙家)를 등(燈) 장식품으로 변신시켰다. 또한 이번 전시회에서는 옹기와 분청작업을 접목시켜 살아 숨 쉬는 듯한 옹기작품을 선보였다. 옹기의 투박함이 어느새 아름다움으로 바뀐 것이다.
“옹기는 가장 자연과 가까운 작품입니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고 웰빙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가장 좋은 예술품이라고 생각합니다.”
5대째 가업을 이어온 박씨가 옹기를 제작하기 시작한 것이 벌써 44년째다. 천주교 신자였던 5대조 할아버지가 박해를 피해 숨어 옹기가마터로 피신하면서 지금까지 옹기의 전통과 신앙을 이어왔다. 2000년과 2003년에는 옹기로 만든 십자가와 성물 등을 만들어 전시회를 가지기도 했다.
그는 “제 뿌리는 가톨릭”이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교회 일이라면 두 팔을 걷고 나설 정도로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수원교구 던지실성당에서 옹기 조각으로 ‘성모자상’ 모자이크 벽화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옹기장이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그는 “천주교와 옹기는 깊은 관계가 있다”면서 “앞으로 천주교에서 이러한 관계를 더욱 적극적으로 연구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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