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갈한 맛에 경치는 ‘덤’
경기도 안성시 서운산 자락에 사뿐히 내려앉은 하얀 집에 걸린 간판이 예쁘다. 상서로울 서(瑞), 구름 운(雲)자를 쓰는 서운산을 뒤로 하고 앞에는 발목까지 시린 계곡의 물소리가 정답다. 마음을 산책하고 싶을 때 이곳에 방문해달라는 이 집주인은 어떤 사람일까? 김인순(베로니카, 52, 천안 신부동본당)씨. 전통차와 한방백숙, 낙지수제비, 한방보쌈 등으로 유명한 마음산책의 주인이다.
상업적인 계산을 하지 않는 주인 덕택에 이 집은 아는 사람만 알고 찾아오는 ‘단골집’이 됐다. 그러므로 예약은 필수. 주인이 문을 닫고 출타를 하는 날에는 혹시 모르는 손님이 찾아올까봐 전통차를 따라 마실 수 있도록 문 앞 어귀에 차를 올려놓고 가기도 한다. 김씨가 추천하는 전통한방차는 맛부터가 색다르다. 연잎을 따와 말려 끓여내는 연잎차, 인근에 피어난 국화로 만드는 국화차, 직접 내려 만드는 칡즙차 등이다.
차와 음식을 담아내는 그릇 또한 다르다. 이곳 안성에 도자기를 배우러 다니다 산세가 좋아 가게를 낸 만큼 그릇 또한 손수 만든 작품들이 많다. 재떨이, 과자접시, 스푼 등 그가 만든 작품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김씨는 “손님께 대접하는 음식의 맛도 중요하지만 마음산책에서 얻어 가실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자연”이라며 “반딧불과 민물가재, 단풍잎, 빛나는 별, 맑은 공기 등을 마음껏 느껴보고 가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연을 사랑하는 주인 덕에 음식에도 자연이 듬뿍 담겼다. 닭, 엄나무, 천궁, 오가피, 당귀, 월계수 잎, 인삼, 은행, 대추, 밤 등 다양한 재료를 쓰는 한방백숙과 같은 식으로 삶아내는 한방보쌈은 이 집의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맑은 국물에 끓여내는 낙지수제비도 빼놓을 수 없다.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주인의 넉넉한 인심과 도란도란 피어나는 이야기, 감미로운 노래는 덤이다.
가게 위에 팬션을 함께 운영해 하룻밤 묵어갈 수도 있다. 인근 성거산성지가 20분 거리에 위치한다. 예약 필수.
※문의 031-674-6176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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