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의 노래로 한반도 평화를 수놓다
깊은 밤 산사의 고요함 뚫고
종교간 ‘화합의 잔치’ 열려
“우리는 세상의 빛이요 소금”
화계사 단풍음악회 … ‘두 손 꼭 잡은 종교, 함께 나누는 평화’
개신교 선교단 피랍사건으로 그 어느 때보다 종교간 반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오던 땅, 천상으로 울려 퍼진 종교인들의 화합의 하모니가 모든 염려를 씻어 내렸다. 그리고 그 땅 위엔 ‘역시 믿는 이들’이란 후렴송이 메아리쳤다.
가을이 깊어가는 10월 하순, 인간의 땅 곳곳에서는 서로 다른 색깔을 지닌 종교인들이 한데 뭉쳐 만들어낸 화합의 향연이 펼쳐졌다. 밤이 오면 어둠에 자리를 내주며 침묵으로 빠져들던 산사도 화합의 길에 나선 종교인들의 열정에 ‘야단법석’으로 변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가 대한불교조계종 화계사(주지 수경 스님), 화해상생마당과 함께 10월 20일 밤 서울 삼각산 기슭 화계사 열린마루무대에서 마련한 ‘화계단풍음악회’에서는 오색 단풍보다 화려한 종교간 화합의 잔치가 열렸다.
‘두 손 꼭 잡은 종교, 함께 나누는 평화’를 주제로 열린 음악회.
무대 위의 출연자도, 객석의 신자들도 음악을 매개로 하나가 돼 종교간 공존과 평화를 노래하며 화합과 상생의 무대를 연출해냈다.
천주교측에서 나선 서울 문정동본당(주임 김홍진 신부) 합창단을 비롯해 화계사 합창단, 원불교 원음합창단 등 7대 종단 종교인들이 이뤄낸 아름다운 화음은 종교간 평화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님을 들려주었다.
“자신을 돌보지 않고 사랑 나눔에 나서는 천주교 신자들의 모습은 얼마나 감동적인지 다른 종교인인 제가 봐도 가슴이 뭉클할 때가 많아요.”(법현 스님)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세상이 꼭 필요로 하는 일을 묵묵히 하면서 자비를 실천하는 원불교 신도들은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나 진배없습니다.”(김홍진 신부)
각 종단 대표들이 나서 상대 종교에 대해 늘어놓는 칭찬은 그대로 성구가 되고 법어가 되어 신자들의 가슴에 아로새겨졌다.
치악산 원주종교음악제 … ‘너와 나…종교와 자연 음악 화합’
비슷한 시기, 아홉 마리 용의 전설이 서린 천년고찰 치악산 구룡사 은행나무 아래에서도 종교를 초월한 화합의 힘을 실감케 하는 무대가 펼쳐져 가을 산행에 나선 이들의 발걸음을 묶어놓았다.
(사)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와 원주종교지도자협의회(공동대표 최기식 신부)가 10월 20~21일 이틀간 구룡사 야외무대에서 연 원주종교음악제는 교파를 초월해 화합하는 종교인들의 모습을 보여줘 지역 사회에 귀감이 됐다.
‘너와 나, 우리가 함께 하는 종교와 자연 음악 화합’을 주제로 펼쳐진 이번 음악회에서는 천주교의 양업토마스합창단을 비롯해 개신교의 크리스천윈드오케스트라, 불교연합합창단, 원불교 원음합창단 등이 나서 종교간 화합을 향한 흔들림 없는 의지를 모아냈다.
음악제를 주관한 구룡사주지 원행 스님은 “음악제를 통해 많은 이들이 상생의 정신을 깨우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주교 환경음악회 … ‘분단을 넘어 생명과 평화의 세상으로’
분단을 상징하며 남과 북을 유유히 흘러가는 임진강을 따라 자연과 인간이 함께 부르는 화합의 노래가 울려 퍼진다. 소리의 장본인들은 다름 아닌 민중가수 정태춘, 박은옥과 자연을 벗 삼아 노래하는 통기타 가수 별음자리표. 또 아프리카 타악공연팀 촌닭들, 대동놀이 임인출 놀이패들이다.
전국창조보전모임(대표 조대현 신부)과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최기산 주교) 환경소위원회가 마련한 환경음악회가 창조보전축제 일환으로 10월 20일 경기도 양주 한마음수련원에서 열렸다. ‘분단을 넘어 생명과 평화의 세상으로’를 주제로 열린 음악회에서 자연을 사랑하는 이들이 노래를 통해 하나가 되었다.
환경소위원회 총무 이동훈 신부는 인사말에서 “비무장지대는 말 그대로 서로의 벽이 없는 공간이다”며 “마음의 철조망을 없애는 음악을 통해서 우리 인간들도 비무장지대의 피조물과 같이 서로에 대한 벽을 허물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창조보전축제는 환경에 대한 교회 내 관심을 이끌어내고자 매년 열리고 있다. 이번 축제는 ‘생명, 평화…우리 하느님!’을 주제로 생명, 평화의 길 걷기, 대동놀이, 사례발표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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