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에게 순교신앙 알리는 지면되길”
어려운 여건 불구 창간 크게 축하할 일
‘거룩한 목소리’로 한국교회 정론지 기대
오늘날 사회의 각종 홍보매체들이 홍수를 이루며 범람하고 있는 이때, 특히 신속하고 광범위한 영역을 자유자재로 누비며 점령해 가고 있는 인터넷이 엄청난 결과를 내며, 사회와 교회를 뒤흔들고 있는 지금 일간지나 주간지들도 그 영향력과 운신의 폭이 전과 다르게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더구나 교구마다 대리구마다 또 본당이나 성지나 교회 각 기관이나 단체마다 자체 인터넷 홈 페이지가 있고, 적지 않은 시독자(視讀者)들을 확보해나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무릅쓰고, 가톨릭신문이 ‘수원교구판’을 낸다니, 축하해마지 않습니다.
수원교구는 전역이 초대 한국 천주교회의 생장향(生長鄕, 태어나고 자란 곳)인데, 지금 아파트 촌 건립이 급증하여 대도시화하고 있습니다. 오늘날처럼 오락과 유흥과 사치와 향락에 온 사회가 아주 깊숙이 빠져 들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특히 사이비(似而非) 철학과 사상이 필록세라(phylloxera, 포도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해충으로서 포도나무를 죽이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처럼 교회를 감염시키고 있는 실로 교회의 현대적 위기에 처한 우리 천주교회의 각 본당과 성지를 찾는 신도들에게 순수하고 소박하고 진솔한 신앙을 심어주는 일이 시급합니다.
더욱이 한국천주교회의 고유한 특성인 자발적인 신앙정신과 순교신심의 전통을 지키고 아끼고 가꾸며 전파하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음을 공감하는 자세로 신설 ‘수원교구판’ 가톨릭신문이 남이 대신할 수 없는 직무가 무엇인지를 확인하여 순교정신으로 봉사해주기를 바랍니다. 전국에서 서울 다음으로 가장 많은 50여 개의 대학 젊은이들을 위한 지면할애도 잊지 말기 바랍니다.
‘수원교구 지역’이라는 수평선 위에 ‘2000년대’라는 수직선을 그어서, 씨줄과 날줄이 만나는 점이 피할 수 없는 현주소이며, 현 위치라는 점을 확신하고, 이 지역 교회 발전을 직접적인 목적으로 삼고, 동시에 가톨릭 신문의 발전과 타 지역 교회발전에도 이바지하는 교회 매체의 사명을 다해주기 바랍니다.
바오로6세 교황성하께서, 1967년 발표한 자의교서, ‘사바우디에 젬마’(Sabaudiae Gemma)에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의 출발”로 격찬하신, 언론인들의 주보자 성 프란치스꼬 살레시오 주교(1567~1622)가 교회역사상 최초로 매주 ‘주보’를 발행하던 바로 그 정신으로, 현대 교회 내의 모든 홍보매체들이 되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특히, 1861년 교황청의 로세르바토레 로마노(L’Osservatore Romano) 지(紙)가 창간되던 그 정신을 되새기고 확대발전 강화시켜야만 할, 현대사회에서의 천주교회 홍보매체들이 지닌 사명을 단 한시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교회 내 홍보매체들이 지닌 보도의 자유는 신앙과 사랑 안에서 정직하고 합당하게 보도해야만 한다는 의무가 선행되고 전제된 것임을 이 기회에 교회 내 모든 홍보매체들이 다함께 체득하여야 하겠으며, 전 세계 성직자들의 대표자가 아니고, 천상에 계신 그리스도의 지상 대리자이신 로마 교황 성하의 가르침과 그 목소리를 알리고 전하는데 최우선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결코 태상왕(太上王) 교황이나 된 듯, 전임 교구장이나 된 듯, 본당이나 성지나 교회기관의 평론가나 된 듯한, 실로 자신의 현 주소를 망각한, 세례받지 않은 일부 홍보매체들의 신앙부재(信仰不在)의 자해적(自害的)인 필치로, 주님의 교회를 약화시키고 무력화시키는 길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가 천주교회의 ‘거룩한 목소리’로 한국의 로세르바토레 로마노(L’Osservatore Romano) 지(紙)가 되기를 기원하는 바입니다.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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