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피해자들에게‘희망의 날개’ 달아준다
이번 호부터 교구 소속 복지시설에 대한 탐방을 시작합니다. 많은 이들이 “어떤 복지시설을 어떻게 도와야 할지 잘 몰라서 나눔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합니다. 그동안 우리 모두는 참으로 무심했습니다. 어려운 이웃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교구 내 가까운 곳부터 돌아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하는 이번 기획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어떤 복지시설부터 취재를 할까요. 추천해 주십시오.” 교구 사회복음화국에서 “가톨릭 여성의 집이 좋겠다”는 응답이 왔다. 그런데 기사화하는 전제조건이 까다롭다. 시설 주소를 밝히지 말아야 하고, 시설에서 생활하는 여성들의 얼굴 사진 촬영도 안된다고 했다.
“도대체 어떤 시설 이길래….” 시설을 방문하고 나서야 의문이 풀렸다.
남편 폭력에 시달리는 이들이 그 굴레에서 잠시 벗어나 스스로를 추스르고 재기 희망을 키우는 곳. 가톨릭 여성의 집은 매 맞는 여성들이 일시적으로 피할 수 있는 쉼터를 제공하고 심리적 정서적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필요시에는 의료 지원 및 법률적 지원까지 안내한다.
현재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여성 및 그 자녀들은 모두 21명. 그 사연 하나 하나가 기가 막힌다. 결혼 후 25년 넘게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 극적으로 탈출한 59세 여성, 팔이 부러진 상태로 시설을 찾은 51세 여성. 팔과 다리가 줄로 묶인 상태에서 상습적인 폭행에 시달리다가 간신히 피신한 58세 여성. 남편으로부터 상습적으로 성폭행 당한 딸과 함께 집을 나온 여성….
이들은 이곳에 와서야 비로소 사람답게 살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곳이라고 해서 생활이 쉽지만은 않다. 물리치료는 물론, 다양한 심리 치료 및 상담을 받아야 하지만 여건이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워낙 알려지지 않은 복지시설이어서 후원자가 거의 없기 때문. 교구 내 몇몇 여성 단체와 본당 여성단체의 회장들이 입소문으로 듣고 찾아와 십시일반 후원하는 것이 전부다.
조경희 원장은 “매 맞는 여성들을 더욱 아프게 하는 것은 사회적 냉대”라며 “아직도 많은 여성들이 폭력에 시달리면서도 사회적 편견 때문에 고통을 참으며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원장은 또 “매 맞는 여성은 몸으로 겪는 고통보다 심리적 고통이 더 심각하다”며 “이 곳을 찾는 상당수 여성과 그 자녀들이 우울증 등을 앓고 있다”고 전했다.
“이곳을 찾는 여성들이 육체적 심리적 안정 속에서 재기를 키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희들의 이 노력에 많은 신앙인들이 관심을 갖고 함께 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용 및 후원 문의 031-242-1379, 국민은행 221-01-0312-441 예금주 가톨릭 여성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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