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속까지 시원한 그 맛
서울 성동구 홍익동 339번지. 팔팔 끓는 국물을 후루룩 떠넘기며 이곳저곳에서 ‘캬’소리가 난다. 시원한 목넘김을 돕는 요리는 다름 아닌 순대국. ‘농가순대’라는 간판을 내걸고 진하고 즐거운 순대냄새를 풍기는 식당이다.
7년째 제대로 된 순대국을 끓여내는 김윤태(예비신자) 이미경(루피나 서울 왕십리본당)씨. 이 집의 별미는 순대국 얼큰탕과 순대국 곰탕이다. 가슴 속까지 알싸하고 시원한 맛을 원하면 얼큰탕을, 진하고 담백한 맛을 원하면 곰탕을 권한다.
뽀얀 순대 국물에 손님이 직접 양념을 넣어 간을 맞추는 다른 집과는 달리 이곳은 주인장만의 노하우, ‘적절한 양념량’이 있다.
양념뿐 아니라 국물에도 노하우가 있다. 순대국에 머릿고기를 넣으면 국물이 느끼해지기 때문에 원하는 손님에게만 특별히 넣어준다. 듬뿍 들어간 들깨와 고기, 토종야채순대, 오소리감투가 자아내는 국물의 맛은 순대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권이다.
특히 토실하게 살이 오른 오소리감투는 자칭 순대국 매니아 중에서도 정말 아는 사람만 안다. 돼지밥통으로 잘 알려진 오소리감투는 새우젓에 찍어먹으면 씹는 맛이 꽤나 쫄깃하면서 보들보들하다. 마지막에 기름맛을 잡기 위해 뿌려주는 ‘깻잎’도 별미.
주인 이미경씨는 “재료를 신선하고 좋은 것만 사용해 듬뿍 넣어드리는 것이 우리집만의 비법”이라며 “식사를 하실 분에게는 순대국을, 술 한잔 하실 분에게는 술국을 권해드린다”고 말했다.
이씨는 서울에서 농가순대를 열기 전, 지방에서 기사식당을 7년간 운영한 베테랑 주인이다. 맛으로 승부하는 기사식당을 오랜 시간 운영했다니 이 집 순대국이 맛있는 것은 당연지사다.
순대국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병어조림과 갈치조림을 권한다. 호박, 감자, 무를 손에 잡히는 대로 썰어 넣고 자글자글 조려낸다. 주인장은 “한번 드신 분들은 후회가 없는 맛”이라고 한다.
이밖에도 모듬순대와 토종야채순대, 수육, 홍어삼합, 홍어무침, 홍어찜 등이 있다. 서민들이 누구나 편하게 이곳을 찾아 먹을 수 있도록 지었다는 ‘농가순대’ 상호가 눈에 띈다. 깊어가는 가을, 농번기에 새참을 먹는 마음으로 ‘농가순대’를 찾아 허리춤을 풀어보자.
※문의 02-2294-6612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