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양식 통해 주님사랑 전합니다”
국군수도병원서 12년째 매주 도서 봉사
신심서적·고전·소설 등 1000여 권 비치
“청담동성당 이동서가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관심 있는 장병들은 서가가 위치한 곳으로 오시기 바랍니다.”
일요일 오전 성남에 위치한 국군수도병원에 반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동서가가 병동에 도착할 때마다 장병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평소 읽고 싶었던 책들을 찾아낸다.
“차동엽 신부님이 쓰신 무지개원리라는 책인데 한국의 탈무드라고 할 수 있지. 젊은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거에요.”
매주 일요일 국군수도병원을 찾는 서울 청담동본당(주임 황흥복 신부) 레지오 단원들이 이동서가 봉사의 주인공이다. 봉사자들은 서가로 몰려든 병사들에게 책을 추천해주기에 여념이 없다.
간이 이동서가인데 얼마나 많은 책이 있겠냐 싶지만 배치된 도서가 1000권을 훌쩍 넘는다. 신심서적부터 고전, 현대소설, 자기계발 서적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달마다 베스트셀러를 확인하고 신세대 장병들이 좋아할 만한 책들을 찾아 발품을 파는 봉사자들의 부지런함 덕분에 웬만한 서점 못지않다.
레지오 단원들이 국군수도병원과 인연을 맺은 지도 벌써 12년째다. 본당의 한 신자가 홀로 어려운 사정 속에서도 병원에 입원한 장병들을 위해 봉사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아 동참했다.
봉사자들은 본당 내 ▲사랑의 어머니 ▲천상의 어머니 ▲애덕의 모후 ▲다윗의 탑 쁘레시디움 단원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병원이 서울 등촌동에 위치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중요한 본당 행사와 군내부 사정으로 방문하지 못한 것을 제외하고 한주도 거르지 않고 봉사를 해왔다.
도서 대출을 비롯해 반납된 도서와 훼손 도서 정리 및 관리 등이 봉사자의 일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은 책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천주교에 대해 알리는 것. 봉사자들은 군대를 다녀온 경험을 토대로 천주교에 관심을 갖고 있는 장병들에게 종교가 군대에서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설명한다.
병사 대부분이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3개월 이상 밖에 머물지 않아 선교가 쉽지만은 않다. 어려움 중에도 봉사자들은 하나같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주님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
“봉사를 하면서 장병들에게 무엇인가를 주기보다도 내가 더 많이 얻어가는 것같다”는 사랑의 모후 쁘레시디움 이승진(루카.67)단장은 “저희를 통해 주님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혈기왕성한 장병들이 책을 읽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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