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문화 확산·아시아 복음화에 기여
아시아에선 최초…내년부터 교과과정 개설
생명윤리학·생명문화학 전공과정 각각 운영
이탈리아·미국 등서 전문 대학원 교수 초빙
가톨릭대학교가 ‘생명대학원(Nicholas Cardinal Cheong Graduate School for Life, 원장 이동익 신부)’을 설립, 2008년부터 본격적인 교과과정을 운영한다.
이 생명대학원은 생명윤리학 연구 인력은 물론 우리 사회 전반에서 생명의 문화 건설과 복음화에 앞장 설 지도자 양성의 구심점으로 큰 기대를 모은다. 특히 국내는 물론 아시아 지역 유일의 생명윤리 석·박사 양성 기관으로, 아시아권 생명윤리 고양과 복음화의 허브로서 그 의미를 더한다.
- 설립 배경
생명윤리 확립의 궁극적 목표는 인간생명의 존엄성을 확보하고 생명을 수호하는데 있다.
21세기 들어 생명공학 등 과학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사회 각 분야에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특히 기술과 환경의 급변은 각종 윤리와 가치관의 부정적인 변화를 초래했다.
이러한 부정적인 흐름의 정화를 위해 사회 각 분야에서는 생명윤리 전문가들의 역량이 꾸준히 요청돼왔다.
생명윤리학은 지난 1970년대, 미국에서부터 주도적으로 발전했다. 생명공학 산업과 의료기술이 크게 성장하면서 그 안전성과 윤리성을 확보하기 위한 관련 연구기관과 교육시설을 확보하면서부터였다.
우리나라에서도 1980년대 의료윤리와 법의학 관련 의학교육 과정 안에서 생명윤리 교육이 시작됐다. 그러나 국내 의료윤리는 현대의학과 균형있게 발전을 이루지 못했으며, 이후 급격한 발전을 거듭하는 생명공학과 비교해 국내 생명윤리연구는 크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현재까지도 국내 생명윤리 과정은 가톨릭계 신학대학을 제외하고는 의학·생명공학(과학)·일반윤리 관련학과와 관련 연구소 일부 교육과정에서 접할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다원화된 사회 안에서 생명과 관련한 사회적 문제가 급증함에 따라 가톨릭교회 뿐 아니라 사회 각계에서는 석·박사 등의 생명윤리 전문 인력 양성과 교육기관 및 정책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이에 따라 서울대교구와 가톨릭대학교는 국내·외 대학원 운영 실태 조사와 교과과정 연구 및 확정에 이어 지난 9월 20일자로 생명대학원의 정식 설립인가를 받았다. 이번 생명대학원 설립은 생명윤리 관련 연구인력 양성과 연구 활성화는 물론, 가톨릭정신을 바탕으로 한 생명윤리의식 확산과 균형있는 정신문화 발전 등에 대한 사회적 응답으로서 큰 의미를 갖는다.
- 교육 과정 및 특징
인간생명 존중의 구현을 가장 큰 목표로 하는 가톨릭대 생명대학원은 특수대학원으로서 석·박사 과정을 운영한다.
특히 생명윤리학자 양성 등을 위한 생명윤리학(Dept. of Bioethics) 전공과 사회지도자 양성을 위한 생명문화학(Dept. of Life Culture) 전공 과정을 각각 운영하는 것이 큰 특징이다.
‘생명문화학’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독보적인 교육과정으로, 일상의 문화 안에서 보다 보편적인 생명존중 사고를 확산하는데 역할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과정은 의료인과 법조인, 정치인 등 사회 각 분야 전문인들을 대상으로 개설, 사회의식 개선을 위한 리더 그룹 양성을 목표로 한다.
생명문화학 과정에서는 ▲현대문화의 이해를 비롯해 ▲성과 생명 ▲죽음 이해 ▲생명영성론 ▲생태윤리 ▲동양사상에서의 생명 등의 전공 과정과 ▲생명과 문학 ▲생명과 음악 ▲생명과 미술 ▲생명문화 원전연구 등의 선택 과정 등이 개설된다.
아울러 생명윤리학 분야에서는 ▲생명윤리 연구 방법론과 ▲생명윤리와 법 ▲생명윤리와 의료 ▲임상시험윤리 ▲생명의 초기와 마지막 단계에서의 윤리 ▲인간학 연구 등의 전공과정이 마련된다. 생명대학원 박사 과정은 현재 가톨릭대 일반대학원 생명윤리 협동과정에 개설됐다.
교수진은 대학원장 이동익 신부, 교학부장 구인회 교수를 비롯해 이재돈 신부(윤리신학), 최보문 교수(정신과학), 홍영선 교수(종양학), 신종철 교수(산부인과학), 신승환 교수(형이상학 및 해석학), 오일환 교수(줄기세포학), 박준양 신부(교의신학), 홍영기 교수(형법), 이영애 겸임교수(법무법인 바른 고문변호사), 최홍운 겸임교수(한국언론재단 기금이사), 박정우 신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등으로 구성됐다.
한편 가톨릭대는 앞으로 이탈리아와 미국 등지의 생명윤리 전문대학원 교수진도 초빙해 강의를 지원하며, 조만간 국제대학원으로의 체계와 장학제도 등을 보완해 아시아 지역 신입생들도 받아들일 계획이다. 또 석·박사 학위 과정 외 일반 대중을 위한 교양프로그램 또한 준비 중이다.
- 비전
생명윤리는 올바른 인간 이해에서 시작되며,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올바른 행위가 뒤따른다. 따라서 생명윤리학은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각종 문제점 해결을 위해서 뿐 아니라 보다 올바르고 풍요로운 인간 삶을 위해 필수적인 학문이다.
특히 사회가 다원화되고 의학·생명과학 기술이 급성장함에 따라 사회 각계에서 생명윤리 전문가의 역할이 더욱 부각된다. 그러나 국내 대표적인 생명윤리 관계자로 꼽을 수 있는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 중에서도 생명윤리 전문가는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대학원 생명윤리 과정을 전공한 이들은 사회적 요청에 따라 각 기관단체의 교육자로서 뿐 아니라 기관윤리위원회와 정책 관련 기관 등에서 활동할 수 있다. 외국의 경우 현재 의사와 간호사 뿐 아니라 장기이식 코디네이터, 사회복지사, 원목, 심리상담가 등도 생명윤리 전문 과정을 거쳐 양성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빠르게 요청된다.
특히 생명대학원 설립은 우리사회 생명의 문화 건설을 위한 의식 고양과 확산 뿐 아니라 아시아 복음화를 위해서도 기대를 모은다. 가톨릭대 생명대학원은 현재 아시아 지역 내 유일한 생명대학원으로 국내외 생명윤리 전문 인력 양성과 연구 활성화의 허브로서성장이 요구된다.
그러나 이러한 역할이 효율적으로 추진되고, 생명윤리 관련 전문대학원 모습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교회 안팎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수적으로 요청된다.
■초대 생명대학원장 이동익 신부
“아시아 지역 대표하는 생명 아카데미로 양성”
“생명윤리는 인간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서 시작되고, 그 바탕에는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가톨릭대 생명대학원은 가톨릭정신을 바탕으로 한 생명윤리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가톨릭대 생명대학원 초대 대학원장으로 임명된 이신부는 특히 우리사회에서는 생명윤리가 의학과 생명공학 등의 연구 혹은 그 성과를 합리화하고 지지하기 위한 일종의 도구로써 인식되는 상황을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예를 들어 인간배아 연구만 보더라도 국내 생명윤리학자들의 많은 수가 배아연구를 합리화할 수 있는 이론과 해설을 찾아내기 급급한 모습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이신부는 “이러한 현상은 생명윤리학이 비교적 최근에 생겨난 학문이기도 하지만, 보편적 학문으로 넓혀가지 못하고 생명공학연구 안에서 파생하는 문제점 해결에 주로 활용용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한 이신부는 “생명윤리가 가톨릭교회 등 특정 종교에서만 강조, 활용하는 것으로 오해되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고 전한다.
윤리는 특정 종교만이 아닌 인간의 보편적인 삶과 관련되는 것으로 그 본질적인 탐구가 절실하다. 무엇보다 인간 발전에 도움이 되는 생명윤리가 필요하지만, 우리사회에서는 그러한 기본이 너무 간과된다는 것이 이신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생명대학원에서는 근본적으로 생명이 왜 존엄한지, 가톨릭교회는 그 존엄성을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지지하는지 알리는데 폭넓게 힘쓸 것입니다. 또한 사회 변화의 선두에 있는 각계 전문가들이 올바른 생명윤리를 습득해 자신있게 의식개선에 앞장설 수 있도록 적극 지지할 방침입니다.”
아울러 이신부는 “생명대학원은 다원화된 현대사회의 요청에 부응하는 노력의 하나”라며 “앞으로 생명대학원은 국내 생명 관련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구심점으로서 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생명 아카데미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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