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교구 주영덕 신부 선종
춘천교구 홍천본당 보좌 주영덕(비오) 신부가 10월 31일 오전 1시 선종했다. 향년 35세. 장례미사는 11월 2일 오전 10시 30분 춘천 죽림동 주교좌성당에서 교구장 장익 주교와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봉헌됐으며 고인의 유해는 죽림동 성직자 묘지에 안장됐다.
신호철 신부(청평본당 주임)는 강론을 통해 “주님을 바라보며 영글어 가는 해바라기 같았던 주신부를 그가 그렇게 원하고 바라던 주님 제단에 봉헌한다”며 짧은 기간이지만 누구보다도 자신의 사제직에 충실했던 사제였다”고 회고했다.
1973년 강원도 평창군 진부에서 태어난 고인은 2004년 9월 사제품을 받은 후 춘천 스무숲본당, 죽림동본당, 초당본당, 홍천본당 보좌신부를 역임했다.
청평본당 주임 신호철 신부 추모사
천상의 모든 영혼들과 지상의 살아있는 모든 이들이 주님 안에 하나로 일치하여 있는 성인들의 통공을 믿는 우리들은, 천국의 문이 활짝 열려 있는 오늘, 우리들을 사랑했고 또 우리들이 사랑했던 사제 주영덕 비오를 주님께 보내드리기 위해 모였습니다.
10년 전 선한 눈망울의 청년 주영덕 신부를 처음 만났습니다. 어릴적 성소의 꿈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었던 멋진 청년이었습니다. 저와 함께 사제의 삶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주신부님은 즉시 자신의 결심을 굳히고 신학교에 입할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04년 9월 17일 이 자리, 지금 그가 누워있는 자리에 엎드려 사제가 되었습니다. 사제가 되기 몇달 전 주신부님으로부터 편지 한통을 받았습니다. 자신의 사제상을 담은 글이었습니다. 이 글을 잘 간직했다가 은경축 때 선물로 줄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빨리 꺼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주신부님은 참다운 사제로 살기를 열망한 분이었습니다. 그리스도를 닮은 참다운 제자가 되기를 간절히 바랐고 그러기 위해 노력한 사제였습니다. 사제로서 그의 삶은 지극히 짧았지만 그것으로 충분했을지 모릅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 3년간 활동하신 것처럼 주신부님께서도 3년의 사제생활을 통해 자신의 사제상을 모두 완성하신 듯합니다.
예수님을 닮고자 자신을 헌신했으니 그 삶의 시간도 예수님만큼만 필요했던 것입니다.
죽음이 영원한 삶의 시작이라면 사제의 죽음은 영원한 사제 생활의 시작입니다. 그러기에 오늘 미사는 멜키세덱의 사제 직분을 이어 영원한 사제가 되신 주영덕 신부님의 첫 미사입니다.
하느님! 이제 당신의 영원한 사제 주영덕 비오를 당신 대전으로 보내드립니다. 인간적으로는 한없이 그를 붙잡아 두고 이것은 현실이 아니라고 울부짖고 싶습니다. 그러나 당신 뜻이기에 우리는 사랑하는 주신부님을 보내드리는 슬픔마저도 주님 제단에 봉헌하고자 합니다.
주님! 세상을 떠나 오늘 당신께 나아가는 사제 주영덕 비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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