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 믿음이 있기에 우리 신앙은 밝아요”
사회주의 체제서 신앙생활의 제약 따르지만
교구 청년대회로 청년들간 교류, 화합 다져
베트남 교회가 청년들의 젊음과 정열로 들썩였다.
11월 8~9일 이틀간 베트남 북부 10개 교구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청년대회(Youth Fastival)에 청년 1만 50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이 하이퐁시 국제전시관에 모인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고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세상을 만들자는 것.
대회가 시작되는 첫날, 하나 둘 입장하는 각 교구 청년들의 모습이 하나같이 상기되어있다. 사회주의 체제에서 신앙생활이 자유롭지 못한 베트남교회에서 대회는 청년들이 유일하게 젊음과 믿음을 표출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나를 따르라’(마르코 1, 17)를 주제로 마련된 대회는 청년들을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신앙증거 ▲성체조배 ▲개, 폐막미사 ▲불꽃놀이 및 축제 등 중 하이라이트는 단연 ‘성경경진대회’다.
성경경진대회는 각 교구마다 5명씩 대표를 선발, 성경과 관련된 각종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대회 범위는 루카 4장 14절부터 9장 50절까지. 객관식 문제와 성경구절 의미를 파악하는 퀴즈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성경에 담긴 의미를 하나하나 배워간다.
참가청년들의 열정도 뜨겁다. 청년들은 본당에서 자체적으로 성경공부 스터디그룹을 만들기도 하고 교구에서 배포하는 교재를 달달 외우는 등 1년 내내 성경과 함께 생활할 정도다.
올해 성경경진대회의 우승은 타이빙 교구 청년들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대회는 승패와는 상관없이 모두에게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주님 말씀을 되새길 기회가 되었을 뿐 아니라 또래 청년신자들이 서로의 신앙을 나눌 수 있는 자리었다.
딘따이하(마리아 20)씨는 “청년들 간의 만남을 통해서 주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며 “대회가 끝난 뒤 제자리로 돌아가더라도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삶 속에서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국제성경사도직후원회(회장 신무송, 지도 이문주 신부)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후원회는 대회경비지원은 물론 청년들에게 나눠줄 성경책을 제공했다. 후원회원들이 대회에 참석해 말씀 안에서 살아가는 베트남 청년들과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기도 했다.
하이퐁교구장 요셉 부 반 띠엔 주교는 “우리는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고자 하이퐁에 모였다”며 “주님께서는 평안한 삼과 끝임 없는 행복을 주시는 분이기에 우리는 그 분 안에서 살아가야한다”고 전했다.
올해로 6회를 맞는 청년대회는 2002년 타이빙 교구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이후 매년 북부 10개 교구 중 한 지역에서 열리며 말씀 안에서 살아있는 주님을 발견하고 다른 교구 청년들과 교류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되었다.
◎성경 보급에 앞장선다…‘국제성경사도직후원회’
제6회 베트남 북부 교구 청년대회에 특별한 손님 15명이 참석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베트남을 방문한 국제성경사도직후원회(회장 신무송, 지도 이문주 신부)가 그들.
한국과는 달리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후원회원들은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대회 일정에 모두 참석했다. 후원회원들은 베트남 청년들과 어울리며 함께 기도하고 함께 노래하면서 베트남 청년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대화가 통하지 않아 답답할 법도 하지만 주님 안에서 언어차이는 상관이 없는 듯 보였다.
특히 청년대회에 대회진행비 일부와 청년들에게 보급할 성경 일체를 지원한 후원회는 이번 방문을 통해서 베트남 교회의 발전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문주 신부는 “헌신적으로 대회에 참여하는 청년들의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며 “또한 청년들에게 성경사도직을 일깨우기 위해 노력하는 베트남 교회를 보면서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 5월 서울 양재동본당에서 창단된 국제성경사도직후원회는 ‘Spread the Word’(온 세상의 가난한 이웃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한다) 슬로건 아래 성경을 필요로 하는 곳에 그 나라 언어로 된 성경책을 보급하는 일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다.
◎사랑 실천하며 가능성 찾아…‘하노이 한인 가톨릭공동체’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 하노이대교구청 내 작은 성당 안에서 한국 성가가 울려 퍼진다. 베트남 북부지방 한인공동체인 하노이 가톨릭 한인공동체(주임 최요섭 신부)의 교중미사 시간이다.
소공동체로 시작했던 공동체는 현재 교적신자 200여 명에 주일 미사 참례자 수만 70%에 달한다. 2005년 본당 설립당시 30명이였던 신자가 약 6배나 늘었다. 최근에는 홍보분과, 전례분과, 선교분과 등을 마련해 다양한 사목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공동체는 학생들을 위한 사목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매년 여름방학에는 최요섭 주임신부가 중고등부 주일학교 학생들을 이끌고 ‘베트남 성지순례’를 떠난다.
순례를 통해 베트남 교회의 역사를 알고 타지에서 살고 있는 학생들이 신앙의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돕는다.
공동체는 사회주의 체제안에서 제약이 많지만 ‘밖’으로의 사목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하노이대교구를 통해 고아원, 양로원 등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국제성경사도직후원회와 함께 하이퐁에서 열린 베트남 북부 10개 교구 청년대회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했다.
공동체는 또 동남아 한국 사제단 모임을 하노이에서 주최, 각 본당에서 성금을 모아 총 8000불을 지원했다.
최신부는 “하노이 지역에 한인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이것은 베트남 교회의 성장과 함께 우리 공동체의 성장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주님의 사랑 안에서 우리 공동체는 베트남과 한국교회의 중심교량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하이퐁교구에서 열린 제6회 베트남 북부 교구 청년대회에 참가한 청년들이 함께 어울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노이 한인 가톨릭공동체 회원들이 남딩고아원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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