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별빛’ 가득한 곳 아이들 웃음으로 빛난다
폐광촌 지역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을 일궈온 원주교구 고한본당(주임 고정배 신부)의 ‘흑빛공부방’이 ‘흑빛청소년문화센터’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흑빛’은 검은 물이 흐르는 탄광촌을 암시하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이곳을 드나드는 아이들이 밤하늘의 빛나는 별이 되라는 어른들의 마음이 담겨져 있는 이름입니다.
예쁜 새 건물을 짓기 위해 참 많은 분들이 힘을 모았습니다. 원주교구와 고한본당 신자들이 건립기금 마련을 위해 동분서주 했습니다. 정선군청과 지역 민간단체인 ‘고한 사북 남면 살리기운동 추진본부’도 정성을 보탰습니다. 고한읍은 물론 인근 지역 주민들과 단체들도 발벗고 나섰습니다. 내 아이들을 위한 문화 공간을 만들기 위해 한마음을 모았습니다.
‘흑빛청소년문화센터’는 컴컴한 땅 속에서 탄을 캐내던 광부들과, 아이들의 영혼이 빚은 집입니다. 그들은 빛의 존재를 가장 절실하게 깨달은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흑빛공부방’은 고한에서도 가장 환하게 ‘빛’ 나는 집입니다.
설계를 맡은 건축가 곽재환 선생님과 (주)동우건설 측은 ‘흑빛청소년문화센터’를 넓고 햇빛 가득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어떻게 채울까’ 보다는 ‘어떻게 비울까’에 중점을 뒀다고 합니다. 흑빛청소년문화센터는 낮에는 햇빛이 밤에는 별빛이 내려앉는 빛의 공간이 됐습니다.
해발 700미터의 함백산 중턱. 태백선 고한역을 굽어보는 남향 언덕에 자리잡은 흑빛청소년문화센터는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의 새로운 ‘상징’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흑빛청소년문화센터는 어린이들에게는 공부방이요 놀이터고, 청소년들에게는 전시장이고, 공연장이고, 영화관이며, 동네 어르신들에게는 사랑방이며 모임터입니다.
앞으로 이곳에서는 정기 음악회가 열리고, 뮤지컬도 열린다고 합니다. 연극무대가 올라가고, 영화캠프도 마련된답니다. 유명한 가수들도 이곳을 찾아온다고 합니다.
환한 웃음으로 공부방 곳곳을 누비는 아이들의 함성소리가 있기에, 오늘도 흑빛청소년문화센터는 즐거움으로 가득합니다. 더 많은 친구들이 이곳을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나눔 보여주는 성공작
◎제2회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받아
원주교구 고한본당(주임 고정배 신부) ‘흑빛청소년문화센터’가 11월 12일 오후 4시 구 서울역사에서 열린 ‘2007 대한민국 건축문화제’에서 제2회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대통령상)을 수상했다.
한국건축가협회가 주관하고 문화관광부가 주최하는 공간문화대상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아답고 쾌적한 좋은 장소를 찾아내 이를 격려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상이다.
‘흑빛청소년문화센터’는 심사평에서 “지역사회의 보다 나은 공동체문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고한본당과 지역 사회, 지역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했으며, 건축가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인 건축물”이라는 평을 받았다.
심사를 맡은 강홍빈 서울시립대 교수는 “흑빛공부방이 추구하는 정신과 공간이 담고 있는 프로그램은 함께 살아가는 두레나눔 정신 그 자체를 보여 주는 성공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센터장 고정배 신부는 이날 시상식 소감에서 “흑빛청소년문화센터는 고한본당 신자들은 물론 정선군청 관계자들, 지역 주민들, 민간단체 봉사자들, 설계사와 건축 관계자 여러분 모두의 작은 꿈들이 모여 이뤄진 결실”이라며 “무엇보다도 지역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의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오랜 기간 헌신하신 전임 이우갑 신부님에게 오늘의 영광을 돌리고 싶다”며 겸사했다.
흑빛청소년문화센터는 2005년 3월 31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착공에 들어갔으며, 지난 3월 원주교구장 김지석 주교 주례로 축복식을 가졌다.
대지 1818㎡에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로 건립된 문화센터는 공부방, 악기 연습실, 미술작업실, 도서관, 공동거실, 자료실, 운동실, 미디어실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문화센터는 또 180여 석 규모의 공연장을 갖추고, 지난 4월부터 ‘지역 주민과 청소년을 위한 작은 음악회’를 비롯해 연극, 춤, 영화상영, 사진전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고한본당의 사회복지사업 일환으로 시작된 흑빛공부방은 30여 년 동안 폐광지역 청소년들에게 학습지도와 동아리 활동, 문화 활동 등을 지원하며 ‘꿈과 희망의 공간’으로 자리매김 해왔다.
※문의 033-591-6386
사진설명
▶대상 수상 후 함께한 고한본당 고정배 주임신부와 공부방 관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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