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주 (11월 8일)
주 제 :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한국의 평신도
발제자 :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협의회 한홍순 회장
“평신도들 스스로 교회라는 인식 가져야”
제2차 바티칸 공의회란 시대에 대한 ‘교회의 적응’을 뜻한다. 공의회 이전, 교회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던 것과는 달리 ‘세상에 들어가 사회와 호흡하고 관계하는 것이 교회가 아니겠는가’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즉 새로운 시대의 준비를 위해 교회의 체제를 정비한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중심이 아닌 세상중심의 교회관은 과연 누가 실천할 것인가. 그 실천 주체는 평신도다. 때문에 공의회에서 평신도에 대한 논의는 중대하게 이뤄져야했다.
교회헌장 31조에 따르면 평신도에 대한 정의는 소극적이다. 여기서 평신도는 ‘성직자와 수도자를 제외한 그 밖의 하느님 백성’으로 명시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이러한 평신도의 정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해보자는데 뜻을 함께 했다. 공의회에서는 오랜 논의를 거듭한 끝에 평신도 그리스도인 문헌에 ‘평신도는 생활의 터전에서 교회’라는 뜻을 설명했다. 이것은 교황 비오 12세가 ‘평신도는 교회생활의 일선에 서 있다’라는 말을 인용한 것이다.
평신도는 자신 스스로 교회라는 인식을 가져야한다. 살아있는 교회, 공동책임을 지는 구성원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능동적인 참여를 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우리는 평신도의 개념에 대해 긍정적인 정의보다는 ‘성직자와 수도자를 제외한 나머지’라는 표현에 더 익숙하다.
공의회 평신도 사도직 교령은 ‘각 교구에는 복음화와 성화활동, 자선 사업이나 사회사업 등 사제들과 수도자들이 평신도들과 협력함으로써 교회의 사도직 활동을 돕는 협의체를 두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사제 중심으로 이뤄져왔던 공의회 이전과는 크게 달라진 부분이다. 바로 평신도들의 참여를 촉진하고 ‘협의체’라는 구조를 만들어 준 것이다.
하지만 요즘 사목협의회들의 논의가 교회운영과 본당운영에 국한되고 있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평신도 개개인이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 교회활동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사회에서는 생활로써 복음을 전파해야 할 것이다. 신앙과 생활의 일치, 바로 앞서 말했던 ‘생활의 터전에서 교회’라는 평신도의 정의를 평신도 스스로가 지켜나가야 한다.
평신도는 교회 안에 사는 세상 사람이자 세상 안에 사는 교회 사람이다. 교회와 사회의 다리 같은 존재인 것이다. 세상의 체험을 교회에 전달하고 교회의 가르침을 세상에서 구현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우리는 이 점을 그동안 너무나 소홀히해왔다. 공의회 이후 여러 변화가 있기는 했지만 진정한 변화를 위해서는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가 함께 의식을 바꿔 이뤄나가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함께 하는 것’이다.
이들의 의식이 변화하기 위해서 교회도 ‘교육’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한다. 평신도 또한 교회에 대한 끊임없는 요구를 계속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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