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푸는 삶 사신 고인의 뜻 따라…”
‘남을 위해 베풀라’
지난 9월 83세를 일기로 선종한 고(故) 권재식(레오) 옹이 자녀들에게 항상 했던 말이다. 권 옹은 자신의 재산이 교회에서 값지게 쓰여 지길 바란다는 유지를 남기고 자신이 그렇게도 따르려 노력했던 그리스도의 품으로 떠났다.
11월 10일. 권 옹의 부인 박유순(빅토리아·78·서울 신사동본당) 여사와 자녀들이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를 찾았다. 고인의 유지를 흔쾌히 받아들이고 따르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서 박여사와 2남3녀의 자녀들은 고인의 재산 16억 원을 대전교구에 기탁했다.
고인의 막내아들인 권병구(가밀로)씨는 “평소에 남을 위해 베풀라고 하셨던 아버지의 뜻이 오늘 이렇게 잘 이루어진 것 같아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신발 도·소매업으로 사업기반을 마련했으며, 1973년 자녀들과 서울로 와 가구사업을 통해 재산을 모았다. 서울에서 사업을 하는 와중에도 고인은 자신이 사업기반을 마련하도록 도움을 준 논산시와 시민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자 지역발전을 위한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고인은 재속 프란치스코회 회원으로 교회활동에 열성적이었으며, 선종 후에도 각종 후원회의 지로용지가 쌓일 정도로 모범적인 나눔의 삶을 살아왔다.
유흥식 주교는 이날 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오늘(11월 10일)이 레오 성인의 축일인데 하늘나라에 계신 어르신도 기뻐하실 것”이라며 “이 시대를 예수님의 자녀답게 모범적으로 사신 어르신의 삶이 널리 알려져 기부문화가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교구는 고인의 뜻에 따라 이날 받은 성금 중 10억 원을 기반으로 ‘재단법인 대전교구 가톨릭 장학회’를 설립, 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의 장학사업과 예비신학생과 신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4억 원은 교구 사회복지회로, 2억 원은 고인이 원했던 장애인 복지시설과 논산시 사회복지사업에 쓰이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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