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호수에 ‘맛을 그린다’
요즘 소비자들은 음식점에 ‘밥’만 먹으러 가지 않는다. 식사 후에는 ‘차’도 한잔 마셔야 하고, 감성을 자극하는 예쁜 ‘인테리어’도 갖춰야 한다. 창밖으로 멋진 산이나 커다란 호수가 보인다면 금상첨화다.
전라남도 광주광역시 금호패밀리랜드에서 담양 한재골 유원지를 향해 가다 만날 수 있는 ‘차 밥 나무’는 이러한 삼박자를 골고루 갖춘 공간이다.
‘우리집에서 만든 밥과 반찬’을 정성스럽게 내놓는다는 의미에서 ‘밥’, 산과 호수를 바라보며 따뜻한 차 한 잔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해서 ‘차’, 그리고 나무공예품들을 직접 만들고 전시하기 때문에 ‘나무’를 붙여 ‘차 밥 나무’라고 이름 지었다.
내로라하는 음식점들이 즐비한 남도 지방에서 ‘차 밥 나무’는 검증된 곳은 아니다. 그러나 맛과 분위기를 동시에 추구하는 매니아들의 알음알음 입소문을 통해 맛집으로 자리 잡았다.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를 비롯한 광주 지역 사제들과 인근 본당 레지오 단원들이 이 집을 자주 찾으며 20, 30대 연인이나 부부들도 많이 온다.
흰 단층집의 외관은 솟대모양의 간판이 없다면 영락없는 가정집 같다. 마당엔 큰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고, 나무 아래에는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 듯한 그네가 있다.
문을 열고 실내에 들어서면 벽을 따라 놓인 수십여 점의 나무공예품들이 눈을 즐겁게 해 준다. 이 집의 주인장 이진하(헬레나, 42)씨의 동생 이호 신부(광주대교구 사거리본당 주임)가 만든 작품들이란다.
주 메뉴는 ‘야채쌈’. 시중에 난무하는 베트남 음식점 어디를 가도 맛볼 수 있는 ‘월남쌈’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그야말로 이씨가 개발한 토종 야채쌈이다. 이씨는 정식으로 요리를 배운 적은 없으나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해 2001년부터 이곳을 운영해 왔다.
야채는 모두 무공해 유기농 야채만을 사용한단다. 값(大-4만원/中-3만원)이 조금 비싼 이유다. 쌀피에 야채와 고기를 얹어 한입 물면 아삭 씹히는 야채의 조화가 그만이다. 곧이어 고소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찬다. 푸진 한 끼를 원한다면 야채쌈에 알밥(9000원) 한 그릇 더할 것을 추천한다.
반찬을 담아내는 그릇이나 접시, 컵도 눈길을 끈다. 직접 도자기를 구워 만든 것이다. 제각기 모양이 다른, 자유분방하면서도 멋스런 그릇들은 눈부터 즐거운 색다른 식도락의 기회를 제공한다. 식사 후에는 차 한잔 시켜 넓은 통창 넘어 호수와 산이 보이는 테이블로 옮겨가자. 커피와 녹차는 기본. 집에서 담근 매실차와 석류차, 솔잎차, 허브차도 이집의 자랑거리다. 매주 월요일은 쉰다.
※문의 061-382-9713
기사입력일 : 2007-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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