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실력 겸비한 지도자 양성 앞장
시대적 소명 충실히 수행하며 국가발전 기여
다양한 개교 행사 통해 새로운 한 세기 준비
영어·컴퓨터 교육 강화로 글로벌 시대 대비
가톨릭 정신에 입각한 100년, ‘진리와 사랑’의 100년.
서울동성중고등학교(교장 김웅태 신부)가 걸어온 100년은 한국 역사의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동성중고는 1907년 9월에 설립된 소의학교(昭義學校)에 기원을 두고 있는, 학교 법인 가톨릭학원 소속의 사립 중등 교육기관이다.
1922년 4월 남대문상업학교로 개편됐고 1946년에 동성중학교로, 1950년에 동성중고등학교로 발전했다.
근대식 초등 교육 기관인 소의학교는 1907년 9월 서울 서소문 밖 조개골에 있던 전 외부 대신 이하영의 별장에서 설립했다. 설립 목적은 인재 양성을 통한 국권회복에 있었다. 1920년 소의학교는 봉래동(현 만리동)으로 신축 이전하면서 3년제 을종 상업학교로 승격됨과 동시에 교명도 소의상업학교로 개칭했다. 1922년 4월 새 학교령에 따라 5년의 갑종 상업학교로 개편, 천주교에서 실질적인 운영을 맡았다. 아울러 교명도 남대문상업학교로 개칭됐다. 당시 파리외방전교회의 크렘프 신부가 학교 운영을 맡았다.
1928년 4월 신학교를 병설해 기존의 학제가 변경되며 용산 신학교에서 온 신학과 학생들만으로 을조(乙組)가 편성됐다. 이때부터 남대문상업학교의 을조는 소신학교, 용산신학교는 대신학교가 됐다.
남대문상업학교는 2년 뒤인 1931년에 동성상업학교로 개칭함과 동시에 5학급을 편성했다. 1941년 태평양전쟁이 발발해 용산의 대신학교는 총독부의 강요로 폐쇄돼 학생들은 덕원 신학교로 편입됐다. 소신학교인 을조는 1944년까지 계속되다 일제의 탄압으로 96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뒤 폐지됐고 1951년 다시 성신고등학교로 분리 설립되었다가 1983년에 페교됐다.
▧동성중학교
해방과 함께 동성상업학교는 인문계 학교로 개편됐고 1946년 6년제 동성중학교로 개칭됐다. 1950년 5월, 새 교육법에 따라 3년제 동성고등학교와 동성중학교가 분리되었다. 6.25 전쟁 후 소실된 교사를 신축, 증축하며 성장의 기틀을 마련해 나갔다. 1960년대에 들어서서는 4.19의거를 기해 독재정권에 항거하는 시위를 전개했으며 같은 해 5월 18일에는 이를 기념하는 기념 문학의 밤을 개최하기도 했다. 1962년 7월 신축교사를 완공하고 1967년 9월 에는 중학교를 24학급으로, 고등학교를 21학급으로 증설했다.
1969년 3월 1일자로 중고등학교의 운영을 분리해 현재 체재를 갖추었으며 이후 커다란 변모없이 꾸준히 성장을 계속해 왔다. 1981년 6월 옛 건물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지하 2층, 지하 4층의 교사를 신축했다. 학교 재단 법인의 개편에 따라 1994년 9월 10일 설립자명을 학교 법인 가톨릭 학원으로 개칭했다. 1995년까지의 졸업생은 모두 1만6752명에 이른다.
▧동성고등학교
1969년 3월 1일 동성중학교와 분리 운영되기 시작할 당시 동성고의 학급 수는 21학급이었다. 1970년 5월 창간호를 시작으로 1977년 제8집까지 발행된 ‘동성 논총’은 본교의 교육 이념을 재정립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믿음과 사랑으로 봉사하는 인간, 민주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인간, 인류 공영의 이상 실현에 헌신하는 인간으로 동성인을 키우고 기른다는 교육 이념이 이를 통해 확정됐다.
1972년에는 개교 65주년을 맞아, 장면 박사를 기념하는 운석(雲石) 기념관이 건립됐고, 같은 해 10월 도서관과 체육관을 준공, 개관했다.
1977년 7대 교장으로 취임한 박순재 신부는 학교 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여러 가지로 노력했다. 그는 진리와 사랑의 학풍을 실현하려는 목표를 내세웠으며, 1977년부터 태권도를 동성학교의 교기(校技)로 선정해 국가 대표급 선수들을 양성하기도 했다.
1986년 595㎡의 특별활동교실이 완공됐으며 1987년 11월에는 중학교와 공동으로 사용할 대강당을 신축했다. 동성고는 1991년 5월 23일 교비(校碑) ‘진리와 사랑’을 건립했고 1993년 9월 16일에는 성가정상 및 14처 제막식을 가졌다. 이듬해 9월 28일 TV 방송실 및 스튜디오를 개설했다. 이러한 결과로 1982년 문교부 장관 표창을 받았으며 1994년에는 서울시 교육청으로부터 학교 경영 우수 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동성의 현재와 미래
2007년 동성중고는 100주년을 맞았다. 기념 슬로건은 ‘자랑으로 100년, 희망으로 100년’이다. 이는 그간 동성의 역사에 대한 자부심과 새로운 미래에 대한 동성인 모두의 염원이 담겨있는 문구이다.
동성중고는 100주년을 위해 올 한 해 동안 다채로운 행사를 가지며 이를 기념해왔다. 이제 동성중고는 새로운 100년을 위해 힘찬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 다가올 세상이 더욱 글로벌·정보화·디지털 시대가 될 것을 대비해 이에 걸맞는 교육을 하려고 준비 중이다. 영어교육과 컴퓨터, 인터넷 활용능력을 강화하고, 좋은 품성을 갖춘 ‘실력과 인성이 겸비한 지도자’를 양성하는데 주력하려고 한다.
이와 함께 ‘동성 100주년 기념관’을 통해 동문들과의 교류를 활성화 해 재학생들이 선배들의 훌륭한 정신을 본받는 산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동성중고의 초기의 교명인 ‘소의’는 시대를 앞서가는 밝음과 의로움을 상징한다. 또한 ‘동성’은 동녘의 샛별로서 세상을 일깨우고 광명으로 인도함을 뜻한다.
가톨릭의 가르침에 따라 진리와 사랑을 교육하는 동성중고. 동성중고의 향후 100년이 기대된다.
◎서울 동성중고등학교 교장 김웅태 신부
“가톨릭 정신 입각한 진리·사랑 실현 최선”
“참으로 뜻 깊은 일입니다. 국운이 기운 100년 전, 선각자들의 판단에 의해 ‘소의학교’라는 이름으로 교육의 문을 열었습니다. 한 세기 동안 나라의 초석이 될 인재들을 묵묵히 길러낸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김웅태 신부(서울동성중고등학교 교장)는 개교 100주년에 의미를 우선 ‘인재 양성’으로 압축했다. 100년간 동성이 배출한 인물들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동성학교는 한국 근대사의 어려운 시기에 교육적 사명을 다하기 위해 성실히 그리고 지혜롭게 그 사명에 충실해 왔습니다.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 탄압 속에서도 인재들을 교육하려는 중대한 사명을 다하고자 했습니다.”
동성학교는 당시 일제 당국이 방인 설립자 학교들에 대해 인문계 학교를 허가하지 않아 상업학교를 표방해 한국인이 교육받는 데 지장이 없도록 했다.
100년간 동성학교가 유지된데에는 학교 측의 노력도 있었지만 김신부가 꼽은 원동력은 또 하나 있었다.
“동성학교는 다른 학교와 달리 소신학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했습니다.
1929년에 신설한 을조반이 그것입니다. 신학생 예비반이죠. 당시 김수환 추기경님이 재학 중이었습니다.”
1946년 을조반이 폐지됐지만, 유지된 18년간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 김옥균.김창렬.염수정 주교 등 사제가 70명 배출됐다. 즉 ‘가톨릭 정신에 입각한 인간 존중의 교육’을 실천해왔다는 것이다.
가톨릭재단 뿐만 아니라 일반 고등학교 가운데서도 명문으로 꼽히는 동성고만의 교육 특색은 무엇일까.
“동성학교는 성경의 핵심 사상인 ‘진리와 사랑’을 교육이념으로 갖고 있습니다. 동성학교의 모든 교육은 이러한 교육이념을 염두에 두고 모든 학과목을 가르치고 배울 때에 이러한 정신을 배우고 익히고 실천하고자 합니다.”
김신부는 오늘날 많은 교육기관이 강조하는 ‘실력과 인성을 갖춘 인간 교육’을 ‘진리와 사랑’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학교 구성원의 공으로 돌렸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각각 지도신부와 수녀님이 종교과목과 종교생활을 지도합니다. 그리고 학기 중이나 방학 때 어렵고 뒤쳐진 학생들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종교부 주관으로 실시합니다.”
‘종교 관련자들만 참여하면 어려울 텐데’란 생각을 할 때쯤, 김신부가 말을 이었다.
“가톨릭 신자 선생님의 비율이 85%나 됩니다. 이분들 중 열심히 하는 분들이 학생 예비자 교리반도 맡아 지도하고 생활교육을 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동성학교를 ‘실력과 인성을 겸비하여 봉사하는 인간’으로 육성하는 학교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김신부는 동문들에게는 ‘모교를 빛내주기를’, 재학생들에게는 ‘늘 유익하고 고마운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아 학교 구성원 모두 대단한 감격을 했습니다. 이는 동성학교가 나아갈 또 다른 100년을 향한 큰 힘이 될 것입니다. 학교 구성원 모두가 새로운 100년을 여는데 헌신하는 동성인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사진설명
▶서울 동성중고등학교 동문인 김수환 추기경 등 관계자들이 10월 18일 100주년 기념 미술 전시회를 관람하고 있다.
▶1941년 동성중학교 학생들이 하교하는 모습.
▶4.19 당시 동성중학생이 희생자 위한 모금운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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