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도구일뿐 하느님께서 모든 것 채우시네”
구교 신자로 자랐지만 불교 집안의 남편을 만나 결혼한 탓에 오랫동안 하느님을 멀리하고 지냈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난 후 몸이 너무 아팠다. 또 한때 여러 가지 일로 시집 식구들과 남편에 대한 증오가 너무 깊어져 죽을 생각까지 여러 번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천주교 신자인 세 자매가 집을 방문했다. 그때 권유로 난 성령세미나에 참여했고, 진심으로 회개하고 하느님께 용서를 청할 수 있었다. 이후 마음은 물론 몸까지도 놀라운 치유의 은혜를 받았다.
난 달라졌다. 이웃에게 좋으신 하느님을 전하게 해 달라고 미사를 통해 기도드렸다. 선교활동도 열심히 임했다. 그 결과 주교님으로부터 ‘선교왕’ 상장을 두 번이나 받았다.
그런데 나는 또다시 교만과 물질의 유혹에 넘어갔다. 식당 운영을 통해 큰돈을 벌어 보겠다며 레지오도, 성령기도회 봉사도 그만 두고 세상 친구들과 그렇게 2년을 보냈다. 고마우신 하느님은 이런 나에게 사랑의 견책을 하셨다. 2004년 11월22일 내 세례명인 체칠리아 축일에 큰돈을 사기당한 것이다.
그간의 생활에 대한 반성과 함께 세상의 시련을 모두 맡겨드리고 십자가를 기꺼이 지겠다는 회개를 했다. 요즈음은 복음을 전하는 것이 나의 일과가 됐다.
선교활동을 하면서 만난 한 자매는 혼인장애(조당)로 성당을 멀리하고 있었다. 성사생활을 할 수 없으니 냉담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도움을 주겠다는 나의 말에 처음에는 거부반응을 보였지만 난 꾸준히 방문하고 지속적인 기도를 드렸다. 신부님과 함께 조당 해소를 위한 노력도 했다. 그러자 부족한 나의 기도에 하느님께서 응답을 주셨다. 조당이 풀린 것이다. 동시에 그 자매의 마음도 풀렸다. 그 자매는 다시 신앙생활을 했다. 그 자매의 두 아이가 지난 9월 유아세례를 받던 날 나는 뜨거운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그동안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선교활동은 성경을 잘 알고, 시간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의 부족한 재능과 지식과 시간은 하느님께서 채워주신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선교 활동을 하겠다는 의지와 그분의 도우심을 청하는 기도 뿐이다. 나머지는 하느님이 채워주신다.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선교 활동에 우리 모두 나섰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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