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주 (11월 22일)
주 제 : 본당신부와 사목협의회
발제자 : 서울대교구 반포본당 주임 박선용 신부
“공동체 성장 위한 자문 역할해야”
‘본당신부와 사목협의회’는 현재 한국교회 실상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가톨릭교회 안에서 본당은 한 신앙공동체가 자신의 믿음과 삶을 드러내는 기본단위이며 이 신앙공동체를 위해 봉사하는 주체가 본당신부와 사목협의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당신부의 사목적 비전을 풀어나가는 사목협의회의 역할에 본당공동체의 성장과 활력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회법은 우리가 통상 ‘본당’이라고 약칭해서 부르는 단위를 ‘본당사목구’라고 표현한다. 본당사목구는 일정한 지역 혹은 사람들을 구성원으로 하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공동체를 말한다.
우리가 통칭 본당신부라고 부르는 이름의 법적 명칭은 ‘본당사목구 주임’이다. 그는 교구장 주교의 권위 아래 자신에게 맡겨진 공동체의 사목을 수행한다. 이 직무는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가르치는 직무(예언직), 성화하는 직무(사제직), 다스리는 직무(왕직)이다.
가르치는 직무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는 직무다. 사목구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이 선포되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성화하는 직무는 예수 그리스도의 초대에 따라 하느님의 거룩함으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직무다.
본당신부는 교구장의 권위 아래 거룩한 전례를 지도하고 남용이 스며들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다스리는 직무는 교회 통치의 직무다. 이 다스림은 세속적 통치 개념과는 달리 예수님의 말씀대로 섬기는 봉사직이다.
본당 사목협의회의 역할은 본당신부의 직무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한다. 본당신부의 자문기구로서 그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를 잘 알 때 올바른 자문과 협력, 지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당사목회는 왜 존재하는가?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말을 생각해 볼때, 본당은 모든 신자들의 합의에 따라 운영돼야 한다. 그런데 본당사목구에는 신자가 많으므로 모든 신자가 운영에 참여할 수 없다. 따라서 소수가 전체를 대표해 중요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사목지침서에 따르면 ‘본당사목회는 주임사제를 도와 공동체의 생활을 평가하고 신자들의 의견을 수렴, 더 나은 공동체의 형성을 위한 방향을 제안하는 자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본당사목회는 ‘의결 투표권’은 없고 ‘건의 투표권’만 있다. 또 주임신부가 본당사목회를 소집하고 주재하며 결정사항을 발표할 수 있다.
본당사목회는 본당신부의 자문기구이다. 교회에서 어떤 쟁점이나 사안의 의사결정에는 복음적 식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수결원칙과 합의가 적용되는 사회적 의사결정과 달리 사도적 전승을 따라 고유한 목자인 본당신부를 최고 의사결정의 주체로 한다.
따라서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인다. 평신도는 사제를 돕고 사제는 평신도들의 말을 기꺼이 들어 그들의 경험과 역량을 인정하는 기본적 소양을 갖춰야 할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