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과 순명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손삼석 신부(전 부산가톨릭대학교 총장)
공경하올 황철수 바오로 주교님,
지난 21일 주교님께서 부산교구 제 4대 교구장으로 임명되셨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전교구민과 사제단은 주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렸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주교님께 심심한 축하 인사를 올립니다. 주교님께서는 지난해 1월 17일 부산교구 보좌주교님으로 임명되시어 그동안 많은 일을 해오셨고 크나큰 역할을 하셨습니다.
주교님께서 보좌주교님으로 임명되시자마자 전 교구장님이신 고 정명조 아우구스티노 주교님의 병환과 지난 6월 정주교님의 선종으로 교구 전체가 많은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주교님께서는 총대리로서, 또 교구장 직무대행으로서 탁월한 지도력과 친화력으로 교구 전체를 잘 이끌어오셨습니다.
정주교님의 선종 이후 교구민 모두는 이제나 저제나 하면서 교구장 주교님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늘 부산교구와 저희들에게 주님께서 이렇게 큰 은총을 베풀어주셔서 정말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황철수 바오로 주교님, 주교님께서는 소신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근면, 소박, 성실함 그리고 인자하심을 저희들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주교님께서 보좌주교님으로 임명되시기 하루 전 주교님께서 사목하시던 본당 사제관에서 저희들이 모임을 가졌었지요. 그때 주교님께서는 그 본당에서 삼 개월 남짓 사목하시던 때였습니다. 사제관에 들어서자마자 주교님의 정갈함과 소박함이 그대로 묻어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 많지 않은 책과 물건들이 어디 하나 흐트러진데 없이 잘 정리되어 있었고, ‘도대체 다른 것들은 어디 있나’ 싶을 정도로 아주 적게 가지고 계셨습니다. 그때 주교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지요. ‘나에게는 이 본당도 크고, 어디 시골 자그만 본당에서 사목하면 좋겠다’고. 그런데 우리의 주님께서는 주교님의 그 소박한 청을 들어주시지 않고 더 크고 힘든 일을 맡겨주셨습니다.
황철수 바오로 주교님, 교구 설정 50주년을 지낸 부산교구는 새로운 도약기를 맞았습니다. 이 중요한 시기에 주교님께서는 부산교구를 맡으셨고, 탁월한 능력과 인자하신 성품으로 우리 교구를 더 한층 발전시키고 성화하시리라고 저희들은 믿고 있습니다. 부산 교구민과 사제단은 주교님의 높은 뜻을 받들어 각자의 위치에서 더 열심히 성실히 일하겠습니다.
주교님, 주교님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요즈음 주교님께서 약간 수척해지셨다고 걱정을 합니다. 사실 지난번 주교님을 뵐 때 저도 그런 느낌을 가졌습니다.
큰 교구를 이끌어 가시려니 주교님의 심려가 크고 고뇌도 깊을 줄 생각됩니다. 하지만 주교님, 위로는 주님이 계시고, 또 주교님께 존경과 순명과 사랑을 드리는 교구민과 저희들이 더 노력하고 열심히 일해서 주교님의 심려를 덜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주교님, 다시 한 번 부산교구 4대 교구장으로 임명되심을 축하드리면서 늘 건강하시기를, 또 주님의 은총과 사랑이 충만하시기를 기도 올리면서 축하의 인사를 전해 올립니다.
“40만 교구민 한마음으로 축하드립니다”
부산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이정우 회장
“황철수(바오로)주교를 부산교구장으로 임명합니다.”
11월 22일 20시, 교구 사무처장 신부님께서 교황청으로부터의 메시지를 낭독하는 순간 우리 모두는 일제히 기립 박수를 손바닥이 아픈 줄도 모르고 한참 동안 쳤습니다.
바로 그 자리는 109개 본당의 평협 회장, 재정분과 위원장들이 교구장 직무 대행인 황 주교님으로부터 새해의 교구 사목지침을 듣고 관리국장 신부님으로 부터는 교구예산과 본당 예산편성지침에 대한 설명을 듣는 자리였습다.
교구장 임명 발표를 듣는 순간 하느님께서 저희 교구의 평신도들에게 내리시는 큰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제 스스로도 흥분되었습니다.
교구의 모든 본당 평협 회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교구장 임명이 처음으로 발표되었을 때 우리들은 주교님이 교구장 임명을 받으신 것을 축하한다는 생각보다는 주교님을 우리 교구장이 되게 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이 앞섰습니다.
우리들은 황주교님이 교구장에 임명되도록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왜 우리들이 그토록 기다리고 기도했는지 황주교님의 단편적인 모습이라도 소개해야겠습니다.
우리 황주교님이 보좌주교가 되어 교구청으로 이사 오시던 날, 이사짐은 당신의 아반데 트렁크에 넣는 것으로 충분했습니다. 아직도 그 차를 손수 몰고 다니십니다. 저를 부끄럽게 만드시려고.
주교님은 칼국수를 제일 좋아하십니다. 가격에 부담이 없으신가 봅니다. 쳐다보고 있으면 살아있는 성인과 함께 있는 느낌입니다. 지나칠 정도로 겸손하시니 저희들이 오히려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당신은 늘 기도하는 모습으로 저희들에게 다가서십니다. “제가 그리스도를 닮아 제 몸을 우리 신자들을 위해 불사를 수 있도록 부족한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주교님께서 교구장 임명 발표를 들으신 후 저희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이제 우리 교구는 50년 역사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50년을 향한 출발선에 섰습니다. 새로운 50주년을 향한 출발의 시점에 주교님께서 복음 정신으로 거듭나는 교회,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로 나아가자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냉담자들은 더 늘어나고 소공동체 정신은 소수에 국한되며, 무너져가는 가정의 성화를 위한 우리들의 활동은 아직 체계를 잡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상의 아픔에 대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는 복음 정신에 따라 우리 믿는 이들이 해야 할 의무가 아니겠습니까?
우리 교구와 우리 지역은 분명히 꾸준히 달라질 것이며, 달라져야 합니다.
황철수(바오로)주교님의 교구장 임명을 축하드리며 주교님께서 가정과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선봉장이 되어 주실 것을 믿고 저희 40만 평신도들은 주교님을 열심히 따르겠습니다.
교회력으로 한해를 보내며 새해를 맞는 형제자매님들께 하느님의 더 크신 축복이 있으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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