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칠순… 건강 끄떡 없어요”
어깨가 불룩하도록 갖춰입은 유니폼이 멋스럽다. 그러나 캐처와 블락커를 낀 손에 스틱을 잡고 골리마스크까지 쓰면 아이스하키 골키퍼가 감당해야할 무게는 20kg을 훌쩍 넘어선다. 게다가 골키퍼는 날렵한 스케이팅, 눈으로 쫓아가기도 어려운 스틱과 퍽의 이동 한가운데서 우직하면서도 빠르게 골문을 막아내야 한다.
11월 25일 열린 한일 아마추어 아이스하키팀 친선경기. 이날 경기에서 시속 150~160km 속도로 날쌔게 이동하는 퍽을 막아낸 주인공은 바로 김중호 신부(가톨릭대 의과대학 사목센터장)였다.
김신부는 내년이면 칠순으로 맞이하는 ‘원로사제’이다. 그러나 얼음판 위에서 그의 모습은 어떤 젊은이 못지않게 강한 체력을 선보였다. 의사(강남성모병원) 사제로서도 세간의 눈길을 끌어온 김신부의 또다른 면모였다.
“사제들이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사목활동을 펼치기 위해 꾸준히 운동할 것을 권합니다. 아이스하키도 스트레스 해소엔 최고의 운동이지요.”
김신부는 현역 최고령의 아이스하키 아마추어팀 주전 선수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래없는 사례다. 지난 1988년, 대학 졸업 후 30여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동문들과 의기투합해 팀을 결성했다. 이후 해외팀들과의 친선경기도 꾸준히 열고 있다.
특히 김신부는 “여럿이 함께 어울려하는 스포츠의 경우 공동체정신을 기르고 관계를 맺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주말이면 두어시간 정도 꾸준히 운동한지 20여년이 흘렀다”는 김신부는 “젊을 때부터 운동을 하면 나이가 들어서도 얼마든지 즐기면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최고령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이스하키 전체 경기를 소화하는 김신부의 활기찬 모습은 정빙(整氷) 후 다시금 매끈해지는 얼음판의 모습과도 닮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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