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보다 ‘현실화’에 초점
원칙론 아닌 구체적 실천방안 제시
사목정책 성과는 본당 의지에 달려
지난 2월 21일, 교구가 대대적인 성가정 운동에 돌입했다. 수원교구 복음화국(국장 문희종 신부)이 대리구 및 본당, 교구 내 모든 가정이 참여하는 전 교구 차원의 성가정 운동을 3개년 계획으로 시작한 것.
복음화국은 우선 지난 한 해동안 교구 내 모든 가정이 ▲매주 1회 가족이 함께 모여 기도하는 ‘가정기도의 날’을 실시하고 ▲매월 1회 가족이 함께 미사에 참여하며 ▲매월 1회 가족이 함께 식사하고 대화하는 ‘가족 사랑의 날’과 ▲가족이 함께 복지시설 등지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랑 나눔의 날’을 실시할 수 있도록 권장했다. 이제 그 성가정 운동이 ‘조금 더’실천에 중심을 둔 2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실천하는 가정은 행복합니다’를 주제로 전개될 2008년도 교구 성가정 운동은 ‘가족 시간의 생활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가족시간의 생활화는 4가지 방향에서 진행되는데, ▲매일 가정기도 하기 ▲매주 한번 가족사랑 실천하기 ▲매월 한번 가족미사 참여하기 ▲매월 한번 가족이 함께 사랑 나눔 실천하기 등이 그것이다.
특히 이번에 교구가 성가정 운동을 교구 전체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전개한 것은 ‘구호’를 ‘현실화’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동안 교회 내 일부 가정운동은 “가정을 살려야 한다”는 원칙론적 접근, 혹은 “성가정 구현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당부(요청) 차원에 머물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교구의 시도는 “이렇게 하면 성가정이 될 수 있다”는 구체적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운동으로 평가 받고 있다.
교구 성가정 운동을 보면, ‘하루 아침에 성가정을 이루자’는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성가정을 향해 나아가게 하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가정 기도를 먼저 정례화 한 후, 가족 미사에 함께 하고, 가족 미사를 통해 가족 친교를 이끌어내고, 그 결실을 가족이 함께 하는 이웃 사랑으로 승화시키도록 한다는 것이다.
성가정 운동 출범 당시 문희종 복음화 국장 신부는 “이번 성가정 운동은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 새로운 운동이 아니라, 깨진 것, 잊혀져 가는 소중한 가치를 다시 되살리는 일종의 회복 운동”이라며 “교구 내 전 가정이 이번 운동을 통해 성가정의 행복을 맛보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교구 정책이 얼마나 가정 하나하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결국은 일선 본당의 의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교구의 사목정책이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장은 본당이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