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역 복음화 주역으로"
교황, 한국교회 역동성에 큰 기대
남북 화해·쉬는 신자 문제에 관심
보편교화와의 일치된 모습 재확인
특유의 역동성과 활력으로 보편 교회에 깊은 인상을 남긴 한국 교회 주교단의 사도좌 정기방문(앗 리미나)이 12월 3일 낮 12시30분(현지 시간) 로마 교황청 교황 집무실에서 이뤄진 주교단의 교황 전체 알현을 끝으로 8일간의 공식 일정을 마무리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제삼천년기 들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앗 리미나에는 한국 교회 역사상 가장 많은 25명의 주교가 참가해 교회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또 상당수 주교들이 처음 앗 리미나에 참가해 보편 교회와 개별 교회의 일치된 모습을 새롭게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특히 이번 사도좌 방문은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즉위한 후 처음 갖는 자리여서 향후 보편 교회와 지역 교회의 관계성에 있어 새로운 전망을 엿보게 했다.
아시아 지역 교회에서는 처음으로 앗 리미나에 나선 한국 주교단은 보편 교회 안에서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그 위상에 버금가는 역할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비롯한 교황청 관계자들은 한국 주교단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 교회와 신자들에 대한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 한국 교회에 거는 기대를 직·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교황은 특별히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한국 교회가 지니는 위상과 역할을 강조해 한국 주교단은 아시아 복음화에 있어 새로운 십자가를 바라보게 될 전망이다.
교황은 3일 전체 한국 주교단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 교회의 활기 넘치는 모습을 보면서 큰 기쁨을 느끼고 많은 기대를 품게 된다”면서 한국 교회에 거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교황은 특별히 젊은이사목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면서 “젊은이들이 성체에 대한 이해를 깊이하면서 세례성사의 뜻을 깊이 깨달아 삶 속에 체화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러한 교황의 언급은 여전히 복음화를 위한 교회의 보다 적극적인 응전이 요청되는 아시아지역의 도전적 상황에 대한 깊은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정진석 추기경은 “교황님이 중국에 대해 희망과 기대를 품고 계심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며 “한국 교회가 이러한 교황님의 뜻에 이바지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한국 교회에 보여주었던 사랑의 연장선상에서 이번 앗 리미나 기간 중 남북문제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었다. 교황은 주교단과의 만남에서 오랜 침묵 속에 놓여있는 북한을 특별히 축복하고 남과 북의 화해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교황은 또 인도적인 차원에서 매년 북한을 지원해오고 있는 한국 교회의 상황에 공감을 표하는 등 오래전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사도좌의 일관된 입장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교황은 한발 더 나아가 전 세계 교회의 공통적인 난제로 꼽히는 ‘쉬는 신자’ 문제에 관심을 드러내고 신자들이 신앙적으로 깊이를 더할 수 있는 노력을 경주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주교회의 의장 장익 주교(춘천교구장)는 교황 알현 후 “교황님이 한국 교회를 전체적으로 좋게 평가하고 적지 않은 기대를 드러내 보이셨다”면서 “이번 사도좌 방문이 교황님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분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번 앗 리미나에 처음 참가한 조환길 주교(대구대교구)는 “사도좌 방문을 통해 주님께서 당신 도구를 통해 역사하심을 새롭게 깨닫게 됐다”면서 “모든 신자들이 예수님의 제자로 각자에게 주어진 소명을 늘 새롭게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교단은 교황 알현에 앞서 이날 오전 한국을 포함한 선교 지역을 관장하는 교황청 부서인 인류복음화성(장관 이반 디아스 추기경)을 방문, 한국 교회의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주교회의 의장 장익 주교 로마 현지 인터뷰
“교황님의 뜻·기대 부응해 한국교회 발전에 매진을”
청년들에 대한 사목적 관심 절실
교황의 한국교회 방문 공식 요청
“사도좌 방문기간 동안 교황님이 한국 교회에 많은 기대를 걸고 계심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앗 리미나가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주교회의 의장 장익 주교(춘천교구장)는 11월 26일~12월 3일까지 8일간 이어진 사도좌 정기방문(Ad Limina)의 결실을 이렇게 평하고, 주교단 전체가 앞으로 한국 교회의 발전을 위해 더욱 힘을 모아 나가기로 다짐했다고 밝혔다.
장주교는 교황과의 만남을 필두로 앗 리미나 기간 중 새롭게 되새기게 된 보편 교회와 한국 교회의 복음적 상황에 대한 적절한 응답의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교황님께서는 ‘활력’과 ‘역동성’으로 대변될 수 있는 한국 교회를 비롯한 전 세계 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셨습니다. 오늘날 교회가 격고 있는 어려움을 현명하게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내실 있는 교회를 만들어 가려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교회의 현재이자 미래라 할 수 있는 청년들에 대한 사목적 관심과 투자를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년들이 성체성사의 신비를 깨닫고 자신들의 삶 안에서 체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교회가 적극 도와야 합니다.”
교황과의 만남에서 주교단을 대표해 한국 교회의 밑거름이 된 평신도들의 열정과 희생, 그리고 이러한 삶이 바탕을 이룬 순교자 정신을 소개했다는 장주교는 오늘날 한국 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새로운 도전을 올바른 눈으로 바라볼 것을 요청했다.
“한국 교회에 쏟아지는 찬사와 기대의 이면에는 냉담률 증가 등 어두운 면들이 있습니다. 신자들을 보다 깊이 있는 신앙으로 이끌 수 있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입니다.”
장주교는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한국 방문을 상기시키면서 “두 차례에 걸친 교황님의 한국 방문이 한국 교회에 새로운 희망을 전해주었을 뿐 아니라 한국인의 복음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교황의 한국 교회 방문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도좌 방문 동안 논의되고 공감대를 이뤄낸 모든 사안들을 보편 교회 발전과 쇄신에 적용시켜나가야 하는 것이 한국 교회가 새롭게 지고 가야 할 십자가입니다.”
사진설명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청에서 한국 주교단과의 만남을 갖기 위해 입장하자 주교단들이 박수로 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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