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착한 아이가 얼마나 아팠으면…”
예닮의 집(원장 장영숙)에 사는 ‘착한 아이’ 성진이가 처음으로 혼이 났다. 오늘만큼은 양치질을 하지 않겠다고 완강히 버텼기 때문이다. 성진이에게 사랑의 매를 들던 장영숙 원장도 울었다.
성진(사도요한·12)이의 병명은 ‘상아질 우식증’이다. 잇몸이 물러지면서 치아가 어그러지고 윗니가 길어 아랫니가 잘 나지 못하는 희귀병이다.
씹으면 잇몸에 통증을 느끼다보니 음식은 아예 삼켜버리기 일쑤다. 삼킨 음식이 배탈로 이어지는 것은 일상이다. 발음도 부정확해졌다.
“의사 선생님의 소견은 성진이 엄마가 성진이를 임신했을 때 항생제를 남용했기 때문인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성진이는 5살 때 동생 성제(안젤로·10)와 함께 예닮의 집으로 보내졌다.
성진이의 아빠는 공사장에서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엄마는 형제를 이곳에 맡기고 사라졌다. 오래 전 기억이지만 성진이는 그 충격으로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자폐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장영숙 원장에게 성진이는 너무도 소중한 ‘아들’같은 존재다. 성진이는 장원장을 ‘이모’라고 부른다.
“의사선생님을 붙들고 돈은 살아가면서 어떻게든 갚겠다고 빌었어요. 다행히 여러 지인의 도움으로 급한 1차 치료는 마쳤지만 2차는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를 않아요.”
약해진 치아에 힘을 보태기 위해 치아 하나하나를 감싸고 지속적인 치료를 해 나가야하기 때문이다. 어린 성진이는 이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먹고 싶은 것이 생기면 아직도 꿀꺽 삼켜버린다. 성진이를 말리는 이모의 마음은 아프기만 하다.
치료책 하나 없이 이모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먹기 쉽게 과일을 저며주는 일, 쓰러져 자는 성진이를 깨워 일으켜 양치질을 시키는 일밖에 없다.
“얼마 전 제 이가 썩어서 치과에 간 적이 있었어요. 한달을 앓았는데 성진이 생각이 나서 많이 울었어요. 얼마나 아팠으면 저 착한 아이가 양치질을 안 한다고 했을까…. 성진이가 이를 드러내고 환히 웃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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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일 : 2007-12-16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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