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폐지 기원하는 ‘희망의 발걸음’
주교회의사형폐지소위원회(운영위원장 김형태)와 서울대교구 교정사목위원회(위원장 이영우 신부)는 세계 사형반대의 날을 맞아 11월 30일 오후 6시~8시30분 ‘City of Lights’ 사형폐지 기원행사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서울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진행됐으며 국회 법사위원회에 사형폐지를 촉구하는 엽서 보내기, 사형반대 스티커 붙이기, 배지 달기 등 다양하게 이뤄졌다.
행사 후 오후 7시 명동성당에서 봉헌된 사형폐지 기원미사에서는 사형수로 인해 목숨을 잃은 피해자 가족들의 강론이 이어졌다. ‘피해자 가족이 말하는 화해의 발걸음’을 주제로 한 이번 강론에는 연쇄살인범 유영철에게 가족 셋을 잃은 고정원(루치아노·65)씨 등 2가족이 참석했다.
고씨는 “내가 사형을 반대한다는 말에 사람들은 나를 치켜세우기도, 비아냥거리기도 하지만 이것은 결코 사람이 하지 못할 일은 아니다”라며 “저주와 원망 속에서는 아무것도 치유될 수 없다”고 말했다.
미사에서는 시민들이 만든 사형폐지 스티커 판넬과 그동안 사형폐지를 위해 노력했던 각 단체의 시간이 봉헌됐다. 또 ▲사형폐지운동 영상 상영 ▲사형수의 편지 낭송 ▲생활성가 가수 신상옥씨의 ‘노래와 함께’ 시간 등이 이어졌다.
교정사목위원회 위원장 이영우 신부는 “이번 행사는 11월 15일 유엔이 ‘사형집행유예(moratorium) 결의안’을 통과시킨 이후 갖는 중요한 자리”라며 “사형폐지운동은 생명의 가치를 사회 안에 심어가는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30일을 마지막으로 10년째 사형집행을 유예해오고 있으며, 올해 12월 29일까지 사형집행이 없으면 국제 엠네스티의 기준에 따라 ‘사실상 사형폐지국가’가 된다.
이신부는 “우리나라가 ‘사실상 사형폐지국가’에 머무르지 않고 법적으로도 생명의 존엄함을 지킬 수 있는 실질적 제도 마련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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