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길에도 사랑을 전하고…”
비슷한 시기에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두 사제의 부친이 나란히 자신들의 시신을 의료 발전을 위해 내놓아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지난 3월 10일 오전 9시 서울 반포성당에서 봉헌된 서울대교구 유인창 신부(가톨릭대학교 성심교정)의 부친 유기성(벨라디노, 향년 75세) 옹 장례미사에 참석한 의정부교구 최성우 신부(문화미디어국장)는 다시 한번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체험을 했다.
며칠 앞선 3월 5일에 선종한 최신부의 부친 최삼득(마지아, 향년 80세) 옹이 생전의 뜻으로 시신을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에 기증한데 이어 유신부의 부친도 자신의 시신을 기증하며 마지막까지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최신부와 유신부 모두 신학생 시절부터 돈독한 정을 나눠온 입학 동기에다 서품 동기여서 두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왔다.
특히 유신부의 부친 유기성 옹은 21년 전 심장수술을 받은 직후 일찌감치 시신기증의 뜻을 굳히고 10여년 전 경기도 여주에 내려가 농사를 지으며 알게 모르게 주위를 도와오는가 하면 이번에 안구까지 스스럼없이 내놓아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철저한 구교우로 알려진 최삼득 옹은 부부가 함께 시신을 기증키로 하는 등 늘 먼저 다가가는 모습으로 따뜻한 믿음을 실천해온 이로 주위의 사랑을 받아 왔다.
두 신부는 먼저 간 선친들의 모습을 회고하며 “평범한 삶 속에 깊은 신앙과 사랑을 실천한 분들이셨다”면서 “욕심 부리지 않는 신앙 속에 전해주신 믿음이 이 세상을 밝히는 조그만 겨자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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