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형편은 어려웠지만 가족들의 희생과 사랑으로 전 예술고등학교 연극영화과에 진학하게 되었어요.
연기를 하고자하는 마음을 늘 품고 있었어요. 연기하는 것이 꿈이어서인지 저는 레크리에이션을 지도하는 수녀님이 되고 싶었답니다.
성당에서 열리는 캠프 등에서 레크리에이션을 열심히 하곤 했어요. 하지만 한두번은 어렵지 않았지만 이 일을 평생 해야한다고 생각하니 수녀님이 되는 것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후 학교 선생님의 추천과 도움으로 원하던 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답니다.
고3때는 참 바쁘고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좋은 추억으로 남은 기억도 많았어요. 당시 유진이와 슈와 SES 그룹 데뷔 준비에 한창 바쁜 시간이었는데요. 전 입시 준비를 하는 수험생이기도 했거든요.
데뷔 준비 때 저희는 한 집에서 기숙하며 연습에 여념이 없었어요. 밤10시가 넘는 시간까지 안무연습에 매진하다 지친 몸으로 숙소로 돌아왔지만, 전 다시 책상 앞에 앉아야했어요. 책상 앞에 앉으면 늘 졸기 일쑤였는데요, 함께 있었던 유진과 슈가 엄마처럼 챙겨주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수험생 엄마들은 늘 늦은 밤까지 간식을 챙겨주는 모습처럼, 자기들도 피곤할텐데 곧바로 쉬지 않고 돌아가며 과일도 깍아주며 격려를 해주었죠.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정말 큰 위로가 되었어요.
가수 활동을 시작하며 처음엔 부모님과도 떨어져 살았어요. 당시 부모님은 날씨가 추워도 따뜻한 물로 씻기 어려운 상황에서 생활하셨는데, 저만 새 집에서 따뜻한 물로 씻으려니 마음이 아팠던 기억도 있네요.
항상 부모님들은 저를 먼저 걱정하시지만요. 특히 부모님은 제가 가수가 되어 바쁘게 지내느라 신앙생활에 소홀하지나 않을까 늘 안타까워 하십니다. 저도 바쁜 일정에 치여 주일미사를 참례하지 못할 때는 노래도 잘 나오지 않고 마음도 혼란해지곤 해요.
그래도 제 주변 분들은 제가 성당에서 좋은 기운을 얻는다는 것을 아시다보니, 미사에 참례할 수 있도록 스케줄 조정에도 신경을 써주신답니다.
가수 데뷔 이후 저도 너무 일에 치여 바쁘게 살다보니 이래저래 어려움들을 많이 겪어왔어요. 특히 대인관계에서의 어려움은 제 마음에 크게 다가왔지요. 전 성당에서가 아니더라도 기도하고 묵상하는 시간을 꼭 가지려고 하는데 안될 때도 많았어요.
어느날, 주일이 아니었는데 우연히 성당을 찾게 되었어요. 그런데 마침 김웅열 신부님께서 주관하시는 세미나가 진행중인 거예요. 성당문을 살짝 열고 들어갔는데, 문을 여는 순간 잘 적응하기 어려운 열기와 냄새가 확 밀려들었어요. 돌아보니 젊은이들은 찾아볼 수 없고, 대부분 나이든 어르신들로 가득 찬 광경에 깜짝 놀랐지요.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 이 냄새는 용서를 구하러 오신 분들의 향기이구나. 하느님 곁에 가기 전에 하느님께 청하고 나눌 말씀이 있는 분들이 오셨구나.’
어르신들의 틈에 가만히 앉아서 전 그 시간이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좋은 기회라는 생각을 다시금 떠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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