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삶으로 ‘나눔’ 실천한다
노인전문요양시설, 노인마을 추진
다문화가정 통합지원 프로그램도
2008년은 안동교구 설정 40주년을 준비하는 두 번째 해이다.
교구 내년 사목교서의 주제는 ‘소박한 삶으로 나눔의 기쁨을!’이다. 교구장 권혁주 주교는 ‘성숙한 신앙인으로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교회’가 될 것을 당부한다.
이 같은 나눔의 교회상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실질적 활동지체인 ‘교구 사회복지회’의 발걸음이 빨라질 수밖에 없다.
한센인 복지에서 시작
안동교구 사회복지회(회장 최숭근 신부)는 한센인 복지에서 시작한다.
1974년 6월 경북 영주에 한센병 환자 의료시설인 ‘다미안피부과의원’이 문을 연다. 이보다 앞서 교구 관할지역 안에 한센인 정착마을이 생겨나는데, 현재 경북북부지역 정착마을 9곳 가운데 6곳(계명원 갱화원 신애원 성심원 신락원 상신원)이 공소를 중심으로 이뤄진 신앙공동체다.
특히 사회복지회의 모태가 된 ‘다미안 의원’은 외래진료에서 얻은 수익금을 교구 사회복지회로 환원한다. 나눔의 시작점이 곧 나눔 활동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이후 81년 무의탁노인시설 ‘안나의 집’, 92년 무료급식시설 ‘만남의 집’, 95년 장애아동생활시설 ‘아네트의 집’ 등 여러 시설이 세워졌다.
그리고 97년 ‘사회복지법인 천주교 안동교구 사회복지회’가 정식 명칭으로 발족한다.
교구는 2000년 대희년을 준비하며 가난한 이웃과 하나 되는 교회를 희망하며, 99년 사목교서 주제 또한 ‘가장 미소한 이에게 사랑을’로 정한다.
이러한 사목흐름에 맞춰 대희년을 기점으로 교구 사회복지 활동도 활성화된다.
현재 교구 사회복지회 산하 복지시설, 기관은 한센인 정착마을을 포함해 33곳이 있다.
사회복지회에서 무게를 두는 부분은 어르신 복지와 최근 급증하고 있는 다문화가정 지원이다.
교구 관할지역인 경북 북부지역은 고령화 사회이거나 이미 초고령화 사회에 들어섰는가 하면, 국제결혼으로 관할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수는 점점 늘고 있다. 2001년 500여 명에 불과했던 외국인은 지난해 말 현재 3100여 명으로 집계됐다.
노인 다문화가정을 축으로
교구도 40주년 준비 실천사항으로 이웃과 관련해서 ▲‘나는 어르신들을 도웁니다’ ▲‘나는 외국인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줍니다’ ▲‘나는 자원봉사 활동을 합니다’를 주제로 정하고, 홀몸 어르신 방문과 다문화가정과의 친교, 사회복지시설 자원봉사와 후원에 나설 것을 요청하고 있다.
특히 사회복지회는 2009년 교구 설정 40주년을 맞아 노인전문요양시설과 노인마을을 기획하고 있다. 2009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요양시설은 신앙 안에서 여생을 편히 보낼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사회복지회 회장 최숭근 신부는 “40주년을 준비하며 실질적인 부분, 즉 이웃과의 나눔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면서 “어르신 복지 등 재가복지를 위해 복지시설 뿐 아니라 나눔의 묵상회나 빈첸시오회, 레지오마리애 등이 각 본당에서 활성화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결혼이주여성 증가에 따른 다문화가정의 사목적 배려도 중요하다. 이미 다문화가정과 관련해서는 교구 이주사목위원회(담당 정일 신부)와 함께 기획한 다문화가족 한국문화 바로알기 ‘아이 러브 코리아’(I Love Korea)가 문화관광부 지원 사업에 선정돼 올 한해 동안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왔다. 올 10월 열린 교구 다문화가정의 날은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볼 수 있다.
사회복지회는 여기에 한층 더 탄력을 받고 있다. 왜냐면 안동시종합사회복지관에서 기획한 안동 농촌지역 다문화가정 평범한 이웃되기 통합지원 프로그램 ‘I Love Korea’가 내년부터 3년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을 받기 때문이다.
올해보다 더 내실을 다져 자녀양육 보육지원과 결혼이주여성 상담 및 지원, 자조모임 결성 등 다문화가정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2007년에 이어 내년도 사회복지회의 발걸음은 소리없이 분주할 것이다. 흔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이라고 말하는 사회적 약자들. 그들의 곁에서 드러나지는 않지만 소박하게, 있는 그대로 아픔을 나누는 벗이 돼야하기 때문이다.
이는 가난의 영성으로 나눔과 섬김의 삶을 사는 안동교구의 오늘의 모습이기도 하다.
재가복지 서비스 지원
◎복지활동 거점 ‘안동시종합사회복지관’
안동시에서 “복지관이 어디에 있냐”고 물으면 대부분 “옥동에 있는 복지관요”라며 위치를 알려준다.
안동시종합사회복지관(관장 최숭근 신부)은 안동시에 있는 유일한 복지관, 즉 재가복지 서비스기관이다. 교구 사회복지회 활동의 거점이기도 하다. 물론 하나 뿐이라는 조건을 넘어서 지역사회에서 복지서비스 공간으로 뿌리내렸기에 지역민과 친밀하다.
복지관의 슬로건은 ‘복만드는 사람들’이다. 말그대로 참 정겹다.
이 복만드는 사람들이 하는 일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는 것이다. 홀몸어르신에 방과 후 갈 곳 없는 아이들, 실직자, 그리고 결혼이주여성까지 그 대상은 폭넓다.
안동시 10개동, 14개 읍.면 전지역을 담당하는 복지관의 활동은 도시에서 농촌까지 각각의 현실을 파악하는데서 시작한다. 특히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농촌지역을 위해 농촌이동복지관을 실시하고, 다문화가정 지원에 나선다.
올해 뿐 아니라 앞으로도 다문화가정을 위한 지원은 계속된다. 복지관에서 기획한 안동 농촌지역 다문화가정 평범한 이웃되기 통합지원 프로그램이 내년부터 3년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을 받게 되고, 곧 복지관 내에 ‘다문화가정 지원센터’가 꾸려져 본격적으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후원자원개발팀 김기철 팀장은 “안동시 전체를 대상으로 도시, 농촌지역에서 현실적?체계적으로 도움을 주는 재가복지에 힘쏟는다”고 말했다.
“도움 필요로 하는 이웃 섬기죠”
◎사회복지회장 최숭근 신부
“안동교구는 농촌교구이며 작은 교구입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처럼 가난하고, 소박한 영성을 살며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교구 사회복지회는 교구 사목 방향에 맞춰 ‘지금 여기’에서 가장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찾아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교구 사회복지회 회장 최숭근 신부는 “교구 내 복지시설이 모두 33곳인데, 대규모 시설은 없지만 소박하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이웃의 아픔을 나누려는 복지활동은 교구의 모습과 닮았다”고 말했다.
현재 교구 사회복지회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어르신 사목과 최근 급증하고 있는 다문화가정 지원. 교구 관할지역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시 지역은 15%, 군 지역은 20%가 넘는데, 이는 전국 평균 9%대를 훨씬 웃돈다.
최신부는 “관할지역이 고령사회로 접어든 만큼 노인문제가 심각할 수 밖에 없다”면서 “교구 설정 40주년을 맞아 노인전문요양시설과 노인마을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결혼이주여성과 관련해서도 한글교실 등 교육적 접근을 넘어 다문화가정에 대한 종합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트남 여성의 경우, 잘 살아보기 위해 한국을 찾은 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농촌현실과 문화적 차이로 힘들어들 하죠. 우선 가정상담을 통한 남편과의 문제 해결을 돕고, 서로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처가집 바로알기’ ‘친정(대모) 만들기’ 프로그램 등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교구에서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인 안동시종합사회복지관과 영주시 가흥종합사회복지관, 상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을 중심으로 각 지역 다문화가정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농촌지역이다 보니 지원체제가 약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교구 사회복지회는 올해 후원자 확보를 위해 교구 사회복지사업후원회 ‘둘 다섯’을 조직했다. 물고기 두 마리, 보리빵 다섯 개의 기적처럼 십시일반 이웃과 사랑을 나누자는 취지다.
2002년부터 사회복지회를 맡고 있는 최신부는 “작은 나눔이 큰 기적을 이룬다는 걸 확신한다”고 말하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손을 내밀 수 있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가톨릭사회복지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현실적이고 애덕 실천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둘 다섯’ 후원 054-633-67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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