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간 소외된 이들 안식처로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39년간 안양 지역 소외계층 및 노동자들의 고통과 함께해온 ‘안양 전·진·상 복지관’(관장 김해영, 국제가톨릭형제회)이 12월 8일 폐관미사를 이용훈 주교 주례로 봉헌했다. 이로써 국제가톨릭형제회(AFI)가 복지관을 통해 실시하던 모든 사업은 오는 12월 말로 종료된다.
국제 가톨릭형제회가 안양에서 첫 사업을 시작한 것은 1969년. 당시 교구장 윤공희 주교의 요청으로, 서정림(말가리다, 독일, 1992년 선종)씨가 독일 교회 지원을 받아 근로자 회관을 설립한 것이 그 효시다.
이향 여성 근로 청소년들의 기숙사를 시작으로 국제가톨릭형제회는 강당과 남자기숙사, 체육관 등의 부대시설을 차례로 증축하였고 영세근로자들을 위한 임대주택도 세웠다.
1997년 근로청소년을 위한 기숙사 사업을 종료할 때까지 30년 가까운 세월동안 복지관은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난 어린 근로자들에게 단순히 숙식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기숙사를 넘어 낯선 도시에서 안심하고 의지할 수 있는 가정이 되어주었다. 이들은 단순작업과 장시간 노동, 저임금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에 대한 경제적 지원 외에도 인간적 성숙을 위한 공동체 생활교육과 사회적응에 필요한 교양교육,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한 노동교실 및 신앙 교육을 제공하는 열의를 보였다.
이들의 활동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진화되어 갔다. 1990년 초반부터는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상담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사회복지 문제가 크게 대두되면서 노인들과 행려자들을 위한 무료 급식소를 개소했다.
또 1998년에는 근로자회관이라는 명칭을 안양 전·진·상 복지관으로 개칭, 여성들을 위한 성인 교육, 여성들을 위한 긴급 전화와 쉼터의 개설 등 다양한 사회복지 활동에도 적극 나섰다.
복지관은 더 나아가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상담과 교육, 결혼이민자 여성들과 아동들을 위한 쉼터, 여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쉼터 및 여성 긴급 전화 1366, 성인 사회교육센터와 노인들을 위한 무료 급식소 등을 운영하며 지역사회와 함께해왔다.
김해영 관장은 “전진상 복지관이 문을 닫지만,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이 언제든지 찾아와 쉴 수 있는 그런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용훈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39년간 전·진·상 복지관이 지역사회에 보여준 희생과 사랑은 잊지 못할 것”이라며 “새로운 사회변화의 징표를 읽어, 그동안 국제가톨릭형제회가 몸으로 실천해온 사랑을 계속 이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전·진·상’은
평신도사도직 단체인 국제가톨릭형제회(Association Fraternelle Internationale)의 영성인 온전한 봉헌(全), 진실한 이웃사랑(眞), 항상 기쁨(常)을 뜻하는 말이다.
회원들은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증거자로서 각자의 사도직을 통하여 불평등을 해소하고 창조질서를 회복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또한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온 인류가 국가와 민족, 언어와 문화, 종교를 초월하여 하나 되기를 지향하는 우주성의 정신은 국제가톨릭형제회의 두드러진 특징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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