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
성탄의 신비를 사는 교회
우리나라는 얼마 전 대선을 통해서 나라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했습니다. 국민의 선택을 받은 지도자는 자신을 지지한 사람들뿐 아니라 모든 국민을 위한 지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특별히 사회적인 약자들인 어린이, 노인, 환자,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등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잘 돌보는 참다운 지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면 지구촌 곳곳은 폭력과 다툼, 미움과 전쟁으로 물들었습니다. 이 땅에 평화를 구현하기 위해서 교회가 먼저 성탄의 신비를 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가 성탄의 신비를 깨닫기를 원한다면 그리스도께서 보여 주신 사랑의 의미를 깊이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 신앙인들이 먼저 솔선수범해서 그리스도를 본받아 서로 진정으로 사랑하는 삶을 살 때 바로 그 곳에서 아기 예수님께서 새롭게 태어날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 교회는 성탄의 신비를 살고 우리 사회에 빛과 희망을 주는 등불이 될 것입니다.
◎대구대교구장 최영수 대주교
소외된 이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아기 예수님의 오심을 축하드립니다.
성탄은 하느님 사랑의 징표를 드러내신 것이며 하느님께서 이 세상을 역사하시고 주관하시는 것을 보여주시는 축복의 날입니다.
우리는 이 날을 마땅히 기억하고 그 기쁨을 함께 나누어야 하겠습니다.
올해 성탄을 맞이하며 우리가 특별히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가 미처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던 이들이나 소외된 이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빛이 강열하면 그만큼 그림자도 짙게 드리워집니다.
사랑의 따스함이 미처 전달되지 못한 음달에도 사랑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사랑은 메마르지 않는 옹달샘입니다.
우리가 받은 사랑을 나눌 때 우리의 사랑은 메마르지 않고 더욱 풍요로워집니다.
사랑이 필요한 이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나누어야 하겠습니다.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
세상 어둠 속에 빛나는 별 되어
주님 안에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운 아기’(루카 2,16)로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광명과 평화가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충만하시기를 빕니다.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시기와 맞물려 있는 성탄은 ‘큰 빛’(이사 9, 1)을 맞이하는 기쁨과 함께 지나온 날들을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기이며, 새롭게 맞이할 날들에 대한 기대가 넘쳐 나는 시기입니다.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 빛’으로 이 세상에 오신 그리스도께서 지니셨던 마음, “서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고, 저마다 자기 것만 돌보지 않고 남의 것도 돌보아 주는”(필리 2, 3~5) 겸손한 마음을 우리 안에 간직합시다.
이 마음을 간직한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탄생은 기쁜 소식이며 영광입니다. 참 빛으로 우리에게 오신 구세주 예수님의 성탄을 경축합시다.
가난한 아기의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오신 사랑과 평화의 구세주께서 우리와 세상에 기쁨의 빛으로 밝혀지기를 축원합니다.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
빛으로 오신 주님 닮아야
하느님은 태양이십니다. 그분의 아드님도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요한 12,46)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참 모습이 드러났을 때, 그 얼굴이 해와 같이 빛났습니다. 이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빛이십니다.
세상에는 어둠이 있습니다. 정치적, 물질적 권력이 있는 곳에 어둠이 더 잘 드러납니다. 선거철을 맞아 사람들이 서로 헐뜯고 비난하는 장면이 계속되면서 우리는 이 사실을 다시 한 번 크게 느꼈습니다. 또 태안 앞 바다 기름 유출 사고로 온 국민의 가슴에 어둠이 짙게 깔렸습니다.
빛으로서 이 세상에 오신 하느님의 아들에게서 우리는 답을 찾습니다. 한 겨울 어둔 밤에 외양간에서 구유를 요람삼아 누워있는 아기는 세상을 구하러 오신 하느님의 모습입니다. 거기에는 한 가지 위대한 힘이 있습니다.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힘입니다.
그렇게 세상에 오셨던 분은 또 그런 모습으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리고 인류는 예수께서 최후를 맞이하시는 장면에서 참으로 세상을 바꾸는 힘을 찾아냈습니다.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
주어진 ‘때’ 안에서 주님 만나
아기 예수님의 성탄을 맞아 여러분과 모든 가정에 하느님의 축복이 함께 하시길 빕니다. 아기 예수님 탄생의 기쁨이 세상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특별히 교구 설정 60주년을 맞이하면서, 연약한 아기의 모습으로 우리와 함께 해 주신 주님께 교구민 여러분들과 함께 온 마음을 다해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인간이 자신의 힘으로 구원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주님의 역사를 애타게 기다리는 갈망이 무르익어갈 때 하느님께서 이에 응답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복음 선포를 시작하시면서 “때가 찼다”(마르 1, 15)고 하신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들을 이 세상에 내어 주시면서 그분을 받아들일 준비도 시켜주셨습니다. 지난 몇 해 동안 우리가 깊이 묵상해 온 우리의 순교 역사가 또한 그러합니다.
이 땅에 복음이 늦게 전해진 것이 아니라, 그 “때”가 바로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정하신 “때”라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신앙의 본질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그분께서 우리 각자에게 주시는 “때”와 상황 안에서 주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
사랑, 나눔 부르심에 응답해야
하느님은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신 나머지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외아들을 내어주셨습니다. 예수님의 성탄은 아낌없이 내주는 ‘사랑과 나눔’으로의 부르심이며 요청입니다. 이번 성탄절은 사랑이 메마른 곳에 사랑을, 위로가 필요한 이에게 위로를, 용기를 잃은 이에게 격려를 해주는 성탄이 되길 바랍니다.
구원의 빛으로 오신 예수님의 탄생은 ‘모든 사람을 비추기’위한 기쁜 소식입니다. 기쁜 소식은 세대와 인종, 장소를 넘어 전해져야 하는 소식입니다. 이에 우리 교구는 2008년 교구 설정 50돌을 맞이해 프랑스와 과테말라에 해외선교사를 파견할 것입니다. 또 지역사회 복음화를 위해 2020년 교구 20만 시대를 지향하면서 비전 2050운동도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 가운데 사랑과 구원의 ‘참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영접하면서 교구설정 50돌 희년을 뜻 깊게 맞이하도록 합시다. 성탄과 새해에 여러분의 가정마다 사랑과 평화의 주님께서 함께 하시어 ‘사랑의 빛’과 ‘구원의 빛’으로 풍성히 비춰 주시길 기원합니다.
◎인천교구장 최기산 주교
가난한 이들에 관심 갖길
성경은 구세주이신 예수님이 마구간에서 탄생했다고 전합니다. 가난하게 탄생하셨음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세계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합니다. 가난한 나라에서는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여 굶어죽는 사람들이 많은가 하면, 부유한 나라에서는 비만이 골칫거리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도 양극화 현상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가난한 이들을 사랑하기 위해서 가난하게 오신 구세주의 탄생을 경축하는 오늘, 우리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관심을 더욱 환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경제적인 가난, 정신적인 가난, 육체적인 가난, 지식에 있어서의 가난을 통합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대통령 선거도 끝났습니다. 새 대통령과 보좌하는 사람들이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의 고귀함을 정책의 우선적 선택으로 삼기를 바라며, 가난과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이 골고루 희망을 간직하고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살고 싶은 나라, 전 세계에 자랑하고 싶은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기를 기원합니다.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
가정을 말씀이 살아계신 곳으로
‘말씀’으로 이 세상에 오신 아기 예수님께서는 마리아와 요셉의 나자렛 성가정에서 자라나십니다.
우리 가정이 나자렛 가정처럼 성가정이 되기 위해서는 바로 ‘말씀’이 살아 계신 가정을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특별히 가족들이 함께 미사를 자주 참여하는 것은 ‘말씀’이 가정 안에 살아계시도록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요, ‘가족들이 하느님과 함께 하는 시간’입니다.
또한 ‘말씀’이 가난하고 겸손하게 오셨듯이 사랑을 실천하는 가정이 되어야 합니다.
2007년 6월 28일 성 바오로 대성전의 바오로 사도 무덤 앞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 성하께서는 사도 바오로 탄생 이 천 주년을 기념하여 ‘바오로 해’를 선포하셨습니다.
‘바오로 해’에는 특별히 이방인의 사도 바오로의 열정적인 선교 정신과 삶을 본받아, 세상에 예수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전하여 그들도 아기 예수님의 사랑과 평화를 누리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원주교구장 김지석 주교
참 빛이 세상에 왔다
친애하는 교우 여러분!
아기 예수님 탄생의 기쁨과 축복이 여러분 가정에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지금 우리는 대선을 치루는 지난 1년 동안 민심이 여러 갈래로 갈라지고 미움의 상처들이 참으로 깊다는 사실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유가 파동의 여파와 물가의 폭등, 사교육비의 증가 등으로 서민들의 삶은 시름에 잠겨있는 현실에 살고 있습니다.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일어난 원유 유출사고는 수많은 어민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청정지역의 생태계마저 파괴하여 우리 모두를 고통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모든 것이 누구의 잘못으로 탓하기 보다는 용서와 관용을 베풀고 서로를 감싸주는 사랑의 마음으로 진정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 모두 일치하여 오염된 우리의 환경을 되살리고 자연을 아름답게 가꾸면서 주님의 사랑과 희망과 함께 아기예수님의 평화를 이 땅위에 꽃 피우도록 합시다.
◎마산교구장 안명옥 주교
말씀을 삶과 정신 속에 모시자
말씀이 말을 할 수 없는 아기의 모습으로 태어납니다. 참으로 신비입니다.
아기의 모습으로 태어나시는 말씀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보게 해 주십니다. 하느님의 인격과 인품을 보여주십니다.
하지만 때로는 주님을 알고 맞아들인 우리의 마음속에도 말씀의 씨앗이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때도 있습니다.
오시는 구세주를 영혼 속 깊이 받아 모시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열심히 읽고, 공부하고, 묵상하고, 기도하고,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는 일에 정성을 다해야 합니다. 말씀을 우리의 삶과 정신 속 깊이 받아 모실 때 우리의 일상은 말씀과 함께하는 축제가 될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받아들이는 이들은 이미 ‘하늘나라’에 한발짝 들어서 있는 사람들입니다.
아기 예수님의 축복을 기원합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모두와 교구에 보내주신 하느님의 각별한 사랑과 은총에 감사드립니다. 모든 분들이 새해에는 많은 결실을 얻길 기대하며 희망의 씨앗을 뿌리시기를 기도합니다.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
하느님의 놀라운 사랑
지극히 높으시고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오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이토록 자신을 낮추시고 어린 아기로 우리에게 오신 것은 그만큼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하느님에게까지 오를 수 없는 비천한 우리들을 들어 높이시기 위해서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오신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이처럼 놀랍고 오묘하지만 지극히 겸손하고 단순하기도 합니다. 상대방의 처지에서 상대방과 함께하는 사랑으로 내려갈 때까지 내려가는 겸손하고 단순한 사랑이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주님의 성탄을 어떻게 함께 기뻐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 기쁨을 어떻게 이웃과 함께 나누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께서 우리 중의 한 사람으로 오셨기 때문에 구유에 누워 계신 아기의 표징 안에서 그분을 알아보며 우리도 ‘작고, 약하고, 힘없는 사람’을 우선적으로 사랑하며 사람으로 오신 하느님, 곧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군종교구장 이기헌 주교
늘 함께하시는 사랑의 신비
예수님의 탄생을 깊이 묵상한다면 임마누엘의 신비, 즉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보고 알 수 있는 희망을 갖게 됩니다.
루카가 전한 구세주 탄생에서,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계신 것, 이것이 그분을 알아보는 표시입니다. 이는 약함과 가난을 뜻하고 보잘것없는 것을 의미합니다. 약자와 보잘것없는 사람들 속에서 탄생하셨고 그들 안에 계심을 알아야만 합니다.
마태오는 별을 보고 찾아 온 동방박사들을 통해 성탄을 전해줍니다. 태양도, 달도 있건만, 혼자서는 세상을 비출 수 없는 별빛이 그분의 탄생을 알린 것은 성탄의 의미를 알려주는 단적인 표시입니다.
그분은 이렇게 가장 낮은 자리에서, 우리 중의 그 누구도 거절하지 않는 사람으로 나셨으며 너와 나, 너희와 우리를 하나 되게 하려고 한 아기의 존재로 나셨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이 구원의 시작이듯이 예수님 탄생의 자리가 되는 말구유를 우리 삶의 구유로 삼고 새로운 출발을 할 때 우리의 구원은 시작될 것입니다.
◎의정부교구장 이한택 주교
마음의 문 열고 아기 예수께
형제자매들이여,
모두 구유 앞에 모여와 기도합니다.
여기
우리가 목말라하는 참 평화가 있습니다.
그렇게 크시고 그토록 거룩하신 주님께서
지금 갓난아기로 우리 앞에 누워 계십니다!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이 인간의 DNA를 갖고,
성모님의 태중에 아홉 달을 태아로 계셨고,
이제는 우리의 도움 없이는 맘대로 움직이지도 못 하시는
이 세상에서 가장 나약한 존재로 누워 계십니다.
아쉬움이 없고 모든 풍요의 원천이신 하느님이
가장 가난한 사람보다도 더 가난하게 누워 계십니다.
아기 예수님,
우리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주시고
우리 눈을 환하게 밝혀 주시어
아기 하느님을 제대로 뵙고
아기 주님을 꼭 껴안을 수 있게 해 주세요!
그래서 우리도
주님처럼 작아질 수 있고
주님처럼 가난할 수 있도록…!
아기 예수님,
아기를 귀엽게 바라다만 보지 않고
주님을 꼭 닮게 해 주세요.
아기 예수님, 감사합니다!
아기 예수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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